배달 만능 시대, 배달 시장의 빛과 그림자
배달 만능 시대, 배달 시장의 빛과 그림자
  • 김연수 기자
  • 승인 2022.02.03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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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상승, 소비자들 불만 폭주

배달 시장의 미래는? 

[한국연예스포츠신문 = 김연수 기자] ‘배달비 더치페이’, ‘배달비 공구’와 같은 신조어가 생겨났다. 아파트 주민들이 모여 배달비를 나눠 냈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배달비가 급속도로 상승해 혼자서 음식을 배달시키기 부담스러울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 택시 기본요금 3,800원이지만, 배달 기본요금은 3,500~4,500원에 달한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날은 할증이 붙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했고,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증가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배달 만능 시대의 도래 

당연하게도 배달 시장의 성장은 우리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이전에는 배달원을 직접 고용하는 한정된 가게에서만 배달이 가능했다면 코로나 이후 배달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마트 장보기, 음식, 편의점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배달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배달시장의 성장은 외식업 매출 증가로 이어져 팬데믹 이후 자영업자의 생계유지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 노동연구원이 전국 다섯 개 광역시의 배달 애플리케이션 활용 1,045개 음식점 점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1%가 배달 애플리케이션 활용 이후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감소한 외식 매출의 빈자리를 배달 매출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배달앱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20대 대학생 A 씨는 "이전에는 배달앱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라며 "코로나 이후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거리두기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배달 음식을 많이 소비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배달 시장의 급속 성장으로 인한 성장통

배달시장의 성장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했지만,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성장통들은 결국 배달비 상승으로 이어져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부담을 낳는다. 

 

라이더 부족 현상

배달 주문은 넘치지만 라이더가 부족하다. 즉, 시장의 빠른 성장 속도에 비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음식 배달 외에도 편의점, 화장품, 밀 키트, 장 배송 등 라이더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라이더 공급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라이더를 시작하기 위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배달을 위해 필요한 바이크의 구매·렌털 비용이 높고, 잦은 사고로 인해 보험료 역시 만만치 않다. 따라서 라이더가 된다고 해도 중간에 이탈하는 비율이 높다. 

 

⓶ 분업화와 과도한 경쟁

과거에 비해 유통단계 복잡해지고, 배달 플랫폼 사이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기존의 경우 ‘음식점 – 라이더 – 소비자’의 단계를 거쳤다면 현재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 배달대행 애플리케이션 – 배달대행업체 – 소비자’로 단계가 복잡해졌다. 분업화가 이루어지고, 유통의 각 단계에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다 보니 자연스레 배달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또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단건 배달의 등장으로 라이더 수가 더욱 부족해졌다. 기존에는 한 명의 라이더가 여러 건의 배달을 한 번에 진행했지만, 단건 배달의 등장으로 인해 한 번에 한 건의 배달만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③ 사회보상 시스템으로의 편입

플랫폼 노동자들이 사회보상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소득세 신고, 사회보험 비용 의무화는 배달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도 배달비 인상과 무관하지 않다. 

플랫폼 노동자들을 법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이들의 보험료 부담이 높아졌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특별 고용 지원 업종 직종의 산재보험 가입을 사실상 의무화했는데, 한 명당 3만 원의 비용을 사업주와 라이더가 나눠 부담하게 됐다. 올해부터는 고용보험 가입도 의무화되기 시작하면서 매출의 0.7%씩을 각각 부담해야 한다. 

결정적으로, 보험료 부담과 동시에 라이더들의 수익이 정확히 집계되기 시작하면서 소득세가 증가했다. 라이더들 입장에서는 같은 양의 일을 해도 이전보다 세금이 늘어나면서 수익이 줄어들었다. 업체들은 배달비 인상을 통해 이를 보전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회사가 겸직을 금하다 보니 '투잡'을 시도하는 라이더들이 대거 이탈하게 되면서 라이더들의 수가 더 부족해지고 있다.

정리하자면, 일을 하고도 돈을 쥐지 못하게 되니 일을 할 이유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공급이 다시 줄어들면서 배달비 상승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배달 시장의 미래 

정부는 배달 수수료 상승을 외식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배달비 조정에 나섰다. 오는 2월부터 배달비를 온라인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수수료 공시제’를 실시한다. 배달비 공시제가 시행되면 소비자 단체 협의회 홈페이지와 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배달비 현황을 비교할 수 있다. 업체들 사이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를 두고 늦은 처사가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미 배달비가 많이 오른 상황이라 정보를 공개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각 지역 지방자치 단체들도 배달시장 참여하기 시작했다. 지자체와 민간이 힘을 합쳐 자체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경기도의 ‘배달 특급’, 전북 군산 ‘배달의 명수’, 인천 서구 ‘배달 서구’, 충북 ‘충북 먹깨비’, 서울 ‘제로 배달 유니온’ 등의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탄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의 이용자 수가 많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의문에 제기되고 있다. 배민과 요기요 등 배달 독과점 시장을 흔들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달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는 배달수수료가 5천 원이라면, 이를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나눠 내는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내는 배달요금은 자영업자들이 정한다. 적정한 주문 중개 및 배달 수수료를 산정하기 위한 협의기구 구성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논의가 시급하다. 

 

배달시장에서 라이더들은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하지만 결국 배달 시스템이 이루어지려면 자영업자들이 없어서는 안 된다. 현재는 라이더들의 공급 부족으로 이들의 처우 개선에 주목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없다면 배달시장의 성장 역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영업자들의 희생 위에 쌓아 올린 성장은 결국 모래 위에 지어진 성과 마찬가지이다. 배달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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