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집, 분산되는 집의 역할
좁아지는 집, 분산되는 집의 역할
  • 김연수 기자
  • 승인 2022.02.07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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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열악해지는 청년 주거 

다양한 정책 지원 필요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연수 기자 = 사람이 살기 위해서 집에 꼭 필요한 것들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필수 요소'로 냉장고, 세탁기, 침대, 옷장 등과 같은 가구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가구들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집의 역할이 외부로 분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점점 좁아지는 집, 돌파구가 필요하다

얼마 전 크게 화제가 된 유튜브 영상이 있다. 예산별로 살 수 있는 집의 형태를 소개하는 영상이다. 소개된 집들은 대부분 사람 한 명이 들어가기만 해도 꽉 찰 정도로 좁았다. 사람들은 댓글을 통해 “정말 슬픈 현실이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안 나온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그만큼 청년들의 주거 선택지가 점점 열악해지고 있다.

청년 1인 가구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1인 가구 연령대별 주거 취약성 보완방안’에 따르면 20대 1인 가구 비중은 2005년 51.5%에서 2019년 73.2%로 크게 증가했다. 이들 중 30%는 월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주거비 과부담 가구이다. 

면적 및 방 개수를 기준으로 한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청년 가구 비율은 2020년 기준 무려 7.5%에 달한다. 주거불안 상황을 경험한 청년 중 79.6%가 주거비용 문제 때문에 불안을 경험했다. 이들이 주로 거주하는 곳은 하나의 방으로 이루어진 원룸 형태의 집이다. 침대와 책상을 두면 남는 여유 공간은 몇 걸음 남짓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넓은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공간 부족 현상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더 좁아진 집, 생활공간을 넓히는 다양한 방법

코로나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부동산 가격 폭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실질적 체감 면적이 줄어들었다.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유현준 교수는 "과거에는 하루 24시간 중 집에 머무는 시간이 12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이제는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된 만큼, 기존 대비 155% 공간이 필요해졌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욕구, 편리함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세대적 특성이 맞물려 여러 가지 서비스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① 비대면 세탁 서비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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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는 1인 가구 생활 용품 중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가구이다. 세탁기뿐만 아니라 세탁물을 건조하기 위해 펼친 건조대까지 합친다면 사람이 있을 공간은 더욱 좁아진다. 주거공간의 절반을 세탁기와 건조대에 양보해야 한다. 여름이면 습해서, 겨울에는 해가 들지 않아 잘 마르지 않는 세탁물 때문에 더욱 골치가 아프다. 

이런 이유로 최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모바일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수한 소재의 의류 외에도 일상에서 쉽게 쓰는 수건, 일상복 등을 비대면 서비스를 통해 세탁한다. 

비대면 세탁 서비스의 이용은 매우 간편하다. 서비스를 신청하고 문 앞에 두기만 하면 빨래, 건조를 마친 깨끗한 옷을 돌려받을 수 있다. 추운 겨울 세탁기가 얼어 동파로 역류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는 저층 세대 중심으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일어난 비대면 세탁 서비스 열풍에 힘입어 일부 지역의 동네 세탁소들도 수거 배달에 나섰다. 

 

⓶ 공유 오피스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공유 오피스는 건물을 여러 개의 작은 공간으로 나눠 입주자에게 사무 공간으로 재임대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도 공유 오피스를 찾고 있다. 집에서는 능률이 오르지 않고, 카페에서는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스터디 카페나 독서실 이용 시간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현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으려는 이들이 공유 오피스로 향하고 있다. 

공유 오피스는 개방된 공간을 공유하는 스터디 카페와 다르게 공간이 분리되어 있어 주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최근에는 월정액 요금제뿐만 아니라 이용시간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시간제 운영이 확대되면서 부담이 줄어들었다. 취준생 커뮤니티에서는 공유 오피스 임대 금액을 나누어 낼 사람들을 구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③ 공유창고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공유창고는 도심에 위치한 짐 보관 창고를 말한다. 당장 사용하지 않는 계절용품이나 취미용품, 부피가 큰 가전 등을 주로 보관한다. 사용하지 않는 짐들을 외부 공간에 두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어 도심지역의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보증금을 내고 써야 하는 기존의 창고와 대부분 월 단위로 보관 창고를 대여할 수 있다. 또한 온습도 조절이 가능하고, 도심 속에 위치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현재 공유 창고 사업체는 20여 개 정도로 늘어났다. 물품 당 분실 및 손상을 최대 50만원으로 보상하는 무료 보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부 편의점의 경우 매장에 직접 짐을 맡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공유 서비스의 등장은 불가피한 현상?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

이처럼 많은 종류의 서비스들이 우리 삶에 등장했다. 주 이용자층은 2030 청년들이다. 이들 서비스의 공통적인 특징은 좁은 집을 조금이나마 넓고 쾌적하게 사용하기 위함이라는 점이다. 한정된 자본으로 인해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청년들이 찾아낸 대안은 주거기능의 분산이었다. 더욱 쾌적한 삶을 위해 청년들의 삶의 방식이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없다면 기존의 주택에 거주하면서도 청년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이를 보완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공공기관 서비스는 바로 마포구에서 운영하는 청년 공간인 '마포 청년나루' 이다. 청년나루는 마포구에 거주하는 만 19세~39세 사이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유 라운지를 중심으로 청년 공예가를 위한 '꼼지락', 3D 프린터기를 사용할 수 있는 '나올락', 사진영상 작업을 위한 '보일락' 등의 장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청년나루의 모든 공간은 사전예약만 한다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청년들의 삶의 방식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근본적으로는 열악한 주거환경이 개선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양한 공공 서비스의 도입으로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주거복지 정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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