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로 카페는 '모든 일회용품 금지'와 보증금제 도입된다
자영업자들의 고민과 국민의 변화
정부는 컵 관리 방법도 같이 홍보해야
4월부터 전국의 모든 카페 내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올해 11월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용 플라스틱 스틱 사용 금지' 시행에 앞서 처음으로 카페에 일회용품이 금지되는 시점이다. 또한, 6월부터 프랜차이즈 카페, 패스트푸드점은 '일회용컵 자원순환보증금제'가 의무 시행될 예정이다. 일회용컵 자원순환보증금제란, 전국 매장이 100개 이상인 커피 전문점,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일회용컵에 보증금(200~500원 예정)을 부과하고, 반환 시에 돌려주는 제도이다.
작년 12월,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공포 및 시행했다. 코로나 19 유행과 배달, 포장 소비의 증가로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증하자 코로나 확산 전인 2018년 일부 시행했던 일회용품 금지 시행령을 다시 강화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코로나 19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종이류는 25%, 플라스틱류는 19%, 발포수지류 14%, 비닐류는 9% 가량의 폐기물이 증가함에 따른 시행 규칙이라고 밝혔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이번 개정 규정이 현장에서 잘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노력을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지금 카페 업계는
11월 24일, 카페 내에서 모든 일회용품이 금지되기에 앞서 시행되는 플라스틱컵 금지 시행에 업계는 어떻게 바뀌며, 어떤 반응일까. 정부는 업계 의견을 반영해 1월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시행령을 4월부터 시행하기로 해 유예기간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은 달갑지만은 않은 눈치이다.
서울 노원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이 모 씨(35)를 만나보았다. 이 모 씨는 "재작년 카페를 개업했지만,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카페가 자리 잡기까지 많은 시간과 장애물이 있었다. 이제 좀 나아지는 추세에서 추가되는 시행령으로 신경 쓸 일이 많아졌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장인 내가 없는 시간 외에는 아르바이트생 1명이 관리하는 작은 카페이기에 음료 제조와 매장 관리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가는데, 백신패스 확인과 더불어 일회용품 금지 안내, 다회용 컵 관리 시간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프다"라고도 덧붙였다. 물론 환경을 위한 취지도 이해하고, 언젠가는 친환경적인 운영을 해야 한다고 느낀 적이 많지만, 통보식의 시행령에는 그에 따른 인력이나 대비를 위한 지원이 없어 곤란하다는 것이 이씨의 주장이다. 본사의 지원과 시행령 대비가 잘 되어 있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시행령 맞이가 수월하지만, 규모가 작은 동네 개인 카페의 경우 매장 면적, 근무자 수에 따라 시행을 유연하게 따를 수 있는 단계별 시행령 개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보증금 제도'가 의무 시행되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어떨까. 서울 중랑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중인 박 모 씨(30)는 "프랜차이즈 매장이라는 이유만으로 6월부터는 테이크아웃 고객에게도 일회용품 컵을 사용하게 될 경우, 일회용품 사용비를 받게 되었다"라며 포장 손님이 주를 이루던 매장 수익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내가 손님이라도 일회용품을 다시 가져와야지만 돌려주는 일회용품 보증금을 내느니, 다른 개인 카페에 가서 포장을 할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어 모든 카페들이 시행하는 게 아니라면 개인 카페에 포장하러 가서 보증금을 내지 않고 일회용품도 사용할 것이라며 시행령에 대한 허점을 비판했다. 박 모 씨는 그 동안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허용된 이후부터는 매일 카페 마감 때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100리터 봉투를 꽉 채워서 나왔다"라고 덧붙이며 당장 불편하고 억울한 면도 있지만, 환경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제한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듯 카페 종사자들은 난색을 표하면서도 공통적으로 취지를 이해하고, 환경을 위해 협조하고자 하는 분위기다. 여러 카페들은 시행령을 위해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행령을 준비하는 카페들
바뀐 시행령에 카페들은 여러 제도를 도입한다. 6월 실시되는 일회용컵 자원순환보증금제에 대비해 SCK 컴퍼니(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27일, 개인 컵 지참 시 음료 할인율을 300원에서 400원으로 인상했고, 이에 개인 컵 주문건수가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뚜레주르 또한 지난 3일, 종이 빨대 도입과 함께 개인 컵 지참시 500원 할인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인터뷰했던 이 모 씨를 비롯한 많은 개인 카페 자영업자들 또한 일회용품 위주의 매뉴얼을 바꾸고, 다회용 컵 관련 안내 문구를 제작하는 등 시행령을 위한 변화를 준비하는 중이다.
하지만 시행의 계기가 된 '자원 절약과 재활용 촉진'은 카페 업계만 노력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의 카페 시장규모는 미국과 중국에 뒤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인 누구나 이용하고 한국인의 삶에 녹아든 '카페'인 만큼 카페 이용자들이 개인 컵을 이용하는 작은 실천을 해야 이 시행령이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프랜차이즈 카페의 자원순환보증금제는 '일회용품 사용량 감소'에만 초점이 맞춰진 제도이다. 아무리 소비자가 보증금을 내고 이용했던 일회용품을 깨끗이 세척해 해당 카페에 반환해 보증금을 돌려받더라도 시중에 보이는 일회용 컵은 펄프로 재활용하기엔 채산성이 낮은 컵이 대부분이다. 결국 카페가 회수한 일회용컵은 그대로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게 해 일회용 컵 사용량만을 줄이기 위한 제도일 뿐인데, 돈을 더 내고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허울 뿐인 제도'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개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개인 컵, 이용해야 한다. 어떻게?
결국 환경을 보호하고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시행령 및 제도가 아닌, 모두가 작은 변화를 실천하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개인 컵은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컵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 개인 컵 이용을 실천하던 대학생 이 모 씨(23)는 "대충 행궜던 오래된 텀블러를 사용했다가 세균성 장염에 의해 고생한 적이 있다"라며 "개인 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개인 컵 관리 방법도 국가적 차원에서 모든 국민에게 홍보 및 캠페인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텀블러의 경우 물과 음료 등 액체 담는 용기로 미생물, 세균 번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유해세균은 컵 내에서 3일 생존이 가능하며, 장 유해균 등 분변에 존재하는 세균도 존재한다.
개인이 다회용 컵을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꼭 알아 두어야 한다. 첫번째로는 텀블러 내에 음료를 오래 보관하지 않아야 한다. 되도록이면 한 자리에서 한 컵 마실 분량만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는 다회용 빨대의 경우 물 때 제거를 위해 빨대 전문 세척 솔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 베이킹 소다와 뜨거운 물로 소독 생활화하면 식중독, 세균성 박테리아 장염으로부터 안전하다. 만약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다회용 컵을 쓴다면 안에 담는 내용물 온도와 세척 방법에 따라 엄수해야 하는 사용 횟수를 지켜야 한다. 식기 세척기를 이용해 사용한다면 코팅 벗겨짐, 컵 변형 방지의 문제로 20회 미만 사용이 필수다. 마지막으로는 세척 후에 햇빛에 건조하고, 빨대는 내외부가 완전 건조되게끔 하는 것이다.
개인 컵 관리뿐 아니라 정말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카페 굿즈 등 다회용 컵 수집을 멈추고, 내가 사용할 적당량의 컵을 준비해 오래 사용해야 한다. 차 등 자주 마시는 특정 음료가 있다면 착색되는 음료 색을 감안해 컵 색을 고르고, 유제품을 자주 마시는 경우 텀블러에 오래 둘수록 세균이 증식하니 세척이 쉬운 구조를 고르는 등 주로 마시는 음료에 따라 적절한 다회용 컵을 마련해야 한다.
4월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시행령에 카페 업계는 카페 업계대로, 카페 이용자들은 이용자대로 변화에 적응을 해야 한다. 카페는 이용자에게 바뀐 시행령에 대해 어떻게 안내하며 따를 것인지, 카페 이용자들은 따라오는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개인 컵 지참이나 자원순환보증금제 등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인지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다. '환경 보호'라는 목표를 위해 모두가 고민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천해야 한다. 국민 모두가 본인에게 맞는 개인 컵을 선택하고 지참하는 노력과 이를 더욱 편리하게 실천하도록 돕는 카페의 합작은 친환경적인 사회로의 한 발을 내딛게 한다. 환경 관련 제도가 필요 없는 친환경적인 사회가 준비될 때까지 국민이 여러 방면에서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