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받는 사이버 렉카들, 이들을 견인한 건 기성 언론사
비판받는 사이버 렉카들, 이들을 견인한 건 기성 언론사
  • 김연수 기자
  • 승인 2022.03.10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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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행 판치는 사이버 렉카

이를 견인하는 기성 언론들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연수 기자 = 최근 연예인들을 비롯해 인터넷 방송 진행자, 유튜버 등 많은 유명인들이 사이버 렉카 채널들을 고소한다는 기사가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뷔는 이들을 향해 “고소 진행하겠습니다. 과잣값 나오겠네요”라고 밝히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을 밝히기도 했다. ‘사이버 렉카’란 교통사고 현장에 빠르게 달려가는 렉카(견인차)처럼 온라인 공간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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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렉카들의 무분별한 루머 확대 재생산 

사이버 렉카들은 주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활동하며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들의 논란을 영상으로 제작해 유포한다. 이들의 영상에는 여기저기에서 짜깁기한 출처를 알 수 없는 자료들과 자극적인 ‘카더라 통신’이 잔뜩 담겨 있다. 이들이 영상을 업로드하면 이를 본 시청자들은 댓글을 남긴다. 그리고 그곳은 피해자에 대한 무분별한 비난과 의혹이 양산되는 ‘루머 집합소’가 된다. 피해자들은 영상뿐만 아니라 영상에 달린 댓글들 때문에 더욱 고통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 사이버 렉카 채널은 유명 연예인 A 씨가 현재 연애 중이라고 밝히며 사생활과 관련된 악의적인 루머를 영상으로 만들어 게시했다. 영상을 본 시청자들 역시 이에 동조하며 댓글창은 어느새 A 씨에 대한 카더라 통신으로 도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이버 렉카 채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신빙성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 할지라도 짜깁기된 영상과 함께 제시된다면 사람들은 이를 쉽게 믿어 버리고 만다.

이들의 행태는 넷플릭스 콘텐츠 ‘지옥’ 속 ‘화살촉’ 부대를 떠오르게 한다. 사이버 렉카들은 누군가를 특정 지어 비난하고, 그들의 추종자들은 사실 여부를 판단할 생각 없이 이들의 영상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확대, 재생산한다. 

이들이 이렇게 자극적인 영상들을 아무렇지 않게 생산해낼 수 있는 이유는 ‘익명성’ 때문이다. 사이버 렉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인공지능의 목소리를 사용하거나 자신이 직접 출연한다 하더라도 가면 등을 쓴 채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유튜브 채널 뒤에 숨어서 본인을 드러내지 않고 자극적인 영상만을 제작한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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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렉카들을 견인하는 기성 언론들 

기성 언론사들의 모습 역시 사이버 렉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유튜브 채널의 경우 구독자들을 상대로 하는 지엽적인 대중에게만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게 된다. 하지만 기성 언론이 이를 기사로 작성하면서 보편적인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는 루머의 피해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든다. 쉽게 말해 사이버 렉카들을 기성 언론들이 이슈의 중심으로 다시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 수의 언론사들이 받아쓰기 식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많은 구독자를 가진 사이버 렉카 채널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거나 영상을 업로드하면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뒤로한 채 자극적인 내용만을 요약해 다시 보도하는 형식이다. 

기성 언론들은 대중들에게 균형 잡힌 시선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들의 지난 행보는 이와 거리가 멀다.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넣어 논란을 더욱 키운다. 기성 언론들의 이슈 전달 방식은 피해자들에게 행해지는 2차 가해이다.

또한 언론 구조의 기형성이 이러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 현재 대부분의 기성 언론들은 자극적인 내용을 토대로 얻은 조회수로 수익을 얻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금준경 미디어 오늘 기자는 “언론의 수익을 위한 대응, 남다른 지위, 이 두 가지 요소가 사이버 폭력과 차별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변화가 필요한 순간

사이버 렉카들을 법적으로 처벌하고자 하더라도 처벌 수위가 높지 않다. 이들은 교묘한 방법으로 법망을 피해나가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경우 허위사실 유포죄 혹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를 통해 법적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사이버 렉카들의 대다수가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보다는 ‘의혹’, ‘논란’과 같은 애매한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법적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에 더해, 명예훼손이 인정되어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벌금을 내고 새로운 계정을 만들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내야하는 벌금보다 영상을 통해 얻는 수익이 더 크므로 사이버 렉카들이 영상제작을 그만둘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사이버 렉카들의 주 무대인 유튜브 채널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들은 혐오표현이 담긴 영상들을 규제하지 않고 오히려 알고리즘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가도록 일조한다. 또한, 유튜브 플랫폼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사이버 렉카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질 때 수사협조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수사 자체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누리꾼들은 ‘#유튜브도_공범’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을 올리며 이러한 행태를 비판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기성 언론의 경우 처벌이 애매하다는 문제가 있다.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사이버 렉카들을 법적으로 처벌을 한다고 해도, 언론사의 기사의 경우 표현의 자유에 맞물려 처벌을 하기도, 규제를 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이러한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언론 스스로의 자정작용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조회 수 중심의 기사를 양산해내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등 언론계 내부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중의 알 권리를 보장과 여론 형성이라는 언론의 본질을 기성 언론 스스로 잊지 않고 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 

 

사이버 렉카에서 우리 사회가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이들을 규제하거나, 이들에게서 관심을 끊는 것이다. 사이버 렉카들은 우리의 관심과 호기심을 먹고 살아간다. 이들이 힘을 발휘하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이유가 우리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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