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조연들도 주목 받는다”, 작지만 빛나는 조연들의 활약
“이제는 조연들도 주목 받는다”, 작지만 빛나는 조연들의 활약
  • 이효진 기자
  • 승인 2022.05.02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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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명품조연들의 활약상... 조연들도 주목받는다

주연조연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이효진 기자 =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김혜수는 얼마 전 자신의 SNS에 글 하나를 게시했다. 게시글에는 사진들과 함께 낯선 이름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소년심판’의 조연, 단역 배우들이었다. 김혜수는 10부작이었던 ‘소년심판’에 출연한 조연, 단역 배우들의 이름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기억하고, 기록했다. 배우 김혜수의 이러한 면모는 극 안에서의 조연배우들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2021년 명품 조연배우들의 활약

지난 한 해 동안 다양한 작품들이 우리의 일상에 찾아와 소소한 행복을 줬다. 작품이 흥행하면 대중들은 가장 먼저 주연배우들을 주목하지만, 극 안에서 주연들을 빛나게 해주는 건 바로 조연배우들이다. 그 중 2021년에 대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명품 조연들의 활약상을 정리해봤다. 

출처: MBC 공식홈페이지, tvN 공식홈페이지
출처: MBC 공식홈페이지, tvN 공식홈페이지

① ‘옷소매 붉은 끝동’ 이덕화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은 2021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손꼽힌다. 시청자들이 옷소매 붉은 끝동에 열광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드라마 내에 조연배우들의 활약 역시 드라마의 흥행에 일조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에는 수많은 조연배우들이 등장하지만, 배우 이덕화는 명품조연으로서 극 전체의 품격을 올리는 데 앞장섰다.

이 드라마의 명장면으로 회자되기도 하는 12화에서는 이덕화의 50년 연기 내공이 돋보였다.  극 중 치매에 걸린 영조(이덕화 분)가 손자인 정조 이산(이준호 분)을 알아보지 못했고, 머리를 움켜쥔 채 혼란스러움을 표현하는 이덕화의 매소드 연기에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받았다. 이덕화는 때론 동네 할아버지같이 친근하면서도, 때론 카리스마있는 군주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며 영조 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드라마가 종영한 이후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이덕화와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이세영은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직관하는 느낌이었다. 감탄하며 촬영했다. (롤모델) 이덕화 선생님처럼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배우 이덕화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② ‘갯마을 차차차’ 이봉련

2021년 tvN 드라마 시청률 3위에 이름을 빛낸 ‘갯마을 차차차’에서도 조연들의 역할이 돋보였다. ‘갯마을 차차차’가 인기리에 방영될 수 있었던 건 주연배우들의 케미 못지않게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서사가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는 점이었다. 특히 배우 이봉련은 공진의 통장인 여화정이라는 역할을 맡아 현실에서도 존재할 법한 특유의 구수함과 정겨움을 연기에 녹아내며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봉련의 연기력이 폭발한 12화에서, 극 중 이혼부부로 나오는 여화정(이봉련 분)과 장영국(인교진 분)이 이혼을 하게 된 이유가 공개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극 중 이봉련은 이혼을 결심하는 여성의 모습을 연기하며 속이 상해 목이 턱 막힌 목소리로 남편 장영국(인교진 분)에게 울분을 토해낸다.

당시 이 영상은 조회수 24만회를 기록할 만큼 이봉련의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속이 상해 목이 턱 막힌 목소리내시며 연기하시는 모습 정말 인상 깊네요”, “여통장님 연기 너무 잘해”와 같은 반응들을 보였다.

 

“이제는 조연들도 주목 받는다”

이처럼 이제는 조연들도 주목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러한 시대 분위기에 걸맞게 요즘 우리 사회는 조연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작품이나 콘텐츠들이 대거 등장하는 등 사회적 흐름이 완전히 뒤바뀐 모습이다. 

출처: tvN 공식홈페이지
출처: tvN 공식홈페이지

노희경 작가는 조연들이 주목받는 작품들을 탄생시킨 대표적인 인물이다. 노희경 작가는 그녀의 대표작인 ‘디어마이프렌즈’에서 원로배우들을 과감히 주연배우로 발탁했다. 당시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드라마에 주연배우로 등장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노희경 작가는 이미 주연배우로서 기회를 잃은 원로배우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며, 조연의 위치에 있던 배우들을 빛나게 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연출한 신원호 PD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종영한 이후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 조연 및 단역배우들의 오디션 영상을 공개했다.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관심 밖이라고 여겨지던 조연배우들의 오디션 영상을 공개한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영상의 댓글에는 “제작진들이 모든 배우들을 아끼는 게 느껴진다”, “내가 조연이라면 눈물날 듯”과 같은 반응들이 쏟아졌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TV 광고에서도 조연들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조연배우들은 톱스타들에 비해 섭외료도 적을뿐더러 상품을 오히려 더 돋보이게 해준다는 점에서 광고주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에서 감초역할을 한 배우 이정은은 SK브로드밴드 광고, 직방 등 여러 대세 광고들을 섭렵했다. ‘도깨비’와 ‘SKY캐슬’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한 배우 김병철도 ‘삼성생명’, ‘알바천국’, ‘왕뚜껑’ 등 광고계를 휩쓸고 있는 모습이다.

 

조연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대중

대중들도 조연들이 주목받는 사회적인 흐름에 동조하고 있다. 실제로 20대 여성 A씨는 “작년에 ‘네고왕’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즐겨봤다. 그 중 장영란 편을 재미있게 봤는데, 데뷔한 지는 꽤 됐지만 누군가를 그저 빛나게 해주고 보조적인 역할을 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주인공이 돼서 밝게 빛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내가 마음이 더 찡하고 기뻤다” 라고 밝혔다.

또 다른 20대 여성 B씨는 “얼마 전에 뮤지컬을 관람하고 왔는데, 극을 이끄는 주연배우들도 멋있었지만 그 밖에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혹은 앙상블의 열정과 하모니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이름을 한 번씩 검색해봤던 기억이 있다.”라고 전하며 조연들에게 주목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공감했다. 

 


조연은 ‘주연을 보조하여 연기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제는 누군가를 보조해주는 역할을 넘어 조연 스스로가 주목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주연’과 ‘조연’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프레임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며, 조연이라면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공식은 이제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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