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택배 과대포장... 환경 죄책감은 소비자 몫
심각한 택배 과대포장... 환경 죄책감은 소비자 몫
  • 이효진 기자
  • 승인 2022.05.1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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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과대포장, 환경오염의 주범

새벽배송의 확대로 과대포장 문제 심화

전 세계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제재되고 있는가?

출처: 직접촬영
출처: 기자 직접 촬영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이효진 기자 = “주문하신 택배가 배송 완료됐습니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연락은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설렘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막상 집 앞에 도착한 택배를 보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얼마 전, 40대 여성 장 씨는 온라인 쇼핑을 통해 립밤을 구매했다. 며칠 뒤 문 앞에 택배가 도착했고, 이를 본 장 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구매한 물품은 립밤이었지만, 도착한 택배는 옷 서너 벌은 족히 들어갈 만한 크기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닐포장지를 뜯어보니 립밤은 또 다른 비닐포장지에 이중포장 되어있었다. 이처럼 택배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택배 과대포장의 민낯

환경운동연합에서 2019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 가정에서 연간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절반 이상이 바로 ‘포장재 관련 쓰레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택배 포장재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질적인 문제이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출처: 한국소비자원

특히 택배 과대포장 문제는 새벽배송 서비스의 확대와 함께 더욱 심화되었다. 지난 해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서비스의 시장규모’는 2019년을 기준으로 불과 3년 전이었던 2016년에 비해 약 2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소비자들은 택배 과대포장으로 인한 죄책감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3대 새벽배송 업체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려 24.1%(289명)가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상품 과대포장'을 뽑았다. 그 중에서도 응답자의 30.8%(123명)는 ‘쿠팡’의 새벽배송 과대포장 문제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평소 새벽배송을 자주 이용하는 20대 여성 정 씨는 “급하게 물건을 구입해야 할 때 주로 새벽배송을 이용하곤 한다. 그러나 구매를 하고 물품을 받을 때면 매번 죄책감을 느낀다. 도대체 왜 이렇게 과대포장을 하는 것인지 이유가 궁금하다. 빠른 배송과 적정 포장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라고 말하며 택배 과대포장에 대한 죄책감과 동시에 이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냈다.

 

택배업체는 왜 과대포장을 할까?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택배업체에서 과대포장을 계속하여 행하는 이유 는 무엇일까? 택배 과대포장의 이유는 바로 빠른 배송을 위한 ‘개별 포장’ 시스템 때문이다. ‘개별 포장’ 시스템은 어느 한 소비자가 여러 개의 상품을 주문했을 때, 주문 상품들을 일일이 찾아 한 곳에 모으는 것이 아닌 하나씩 바로 개별 포장을 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출고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특히 빠른 배송을 요하는 새벽 배송업체에선 거의 필수적으로 실시한다. 그러나 상품을 하나씩 개별 포장하는 방식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과대포장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쿠팡 물류센터에서 단기 알바를 뛰어본 적이 있다는 20대 여성 노 씨는 “개별포장 시스템이 확실히 포장과 출고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택배를 포장하는 입장에서 물품을 과대포장하는 것에 자신도 매번 죄책감을 느꼈다.”라고 밝히며 소비자들이 느끼는 과대포장에 대한 죄책감에 공감했다. 

 

택배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노력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택배 환경오염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는 어떠한 방식으로 대응해나가고 있을까? 택배 과대포장에 관한 문제는 오랜 기간에 거쳐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달 29일, 환경부에서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했다. 즉 제품 포장에서 포장재 사용량과 포장횟수를 줄여 불필요한 포장재의 사용을 억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번 개정령은 제조·수입·판매자의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시행을 2년간 유예하고 있기에,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택배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사회 곳곳에서도 이루어져왔다. 앞서 이마트는  소비자를 위한 ‘길트 프리(Guilt-Free/죄책감을 덜어준다)’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는 택배 과대포장에 부담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을 위해 온라인 쇼핑으로 발생한 택배박스나 아이스 팩을 이마트 매장으로 가져오면 장바구니로 교환해주는 방식의 캠페인이었다. 또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서는 택배 박스를 대신해 다회용 보냉 가방을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환경문제 해결에 앞장섰다. 새벽배송 시간에 문 앞에 가방을 두기만 하면 배송원이 가방 속에 포장재 없이 제품만 넣어주는 방식인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택배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택배 쓰레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은 택배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택배의 종이운송장을 전자운송장으로 교체하여 종이 사용을 억제하고자 했다. 또, 독일의 경우는 상품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을 ‘포장’으로 정의하고, 해당 기업들에게 포장재의 등록과 회수를 법적으로 책임지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택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모든 것을 “빨리 빨리”하기를 원하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과대 포장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택배의 빠른 배송을 반대할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낮다. 따라서 빠른 배송과 적정 포장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타협점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또한 오랜 논의 끝에 마련된 개정안이 우리의 실제 삶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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