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다이어트, '헬시플레저' 사로잡는 음식 인기
맛있는 다이어트, '헬시플레저' 사로잡는 음식 인기
  • 오승현 기자
  • 승인 2022.05.13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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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시플레저, 올해 트렌드로 선정

운동 좋아하는 소비자, 맛있게 건강함 추구한다

영양균형과 간편함 모두 신경쓰는 헬시플레저

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오승현 기자 = ‘두부면 파스타, 양배추 스테이크, 닭가슴살 소시지 곤약덮밥….’ 다이어트 음식을 검색하면 나오는 레시피들이다. 다이어트 식단 메뉴로는 생소하기도 하고 재료가 생소하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은 맛있게 먹으면서 열량을 줄이는 음식을 위해 두부면, 식단면, 곤약밥 등 다양한 제품들도 여기저기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준비 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설탕 없이 그대로 단맛을 내는 음료, 초코과자 등이 종종 보이기도 한다. 먹고 싶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영양은 챙기고 열량과 칼로리, 당류는 줄이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들어는 보았는가? 요즘, 헬시플레저가 많아지며 식품 분야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헬시플레저, 왜 등장했나?

헬시플레저는 건강(healthy)과 즐거움(pleasure) 합성어이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뜻으로, 과거에는 쾌락을 절제하고 포기하는 방식의 다이어트였다면 이제는 건강관리에도 즐거움을 부여해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헬시플레저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022년 주목해야 할 10대 트렌드로 제시한 말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올 한해 영향력 있는 트렌드이다. 이 헬시플레저는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코로나 19 팬데믹 등으로 건강, 보건 등에 대한 중요성이 대중에게 상기되고 대두되면서 확산됐다. SNS인증 열풍과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의 등장 또한 헬시플레저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MZ세대가 '헬시플레저'의 주 연령층인데, 그 이유는 바로 코로나 19로 잠시 멈춘 여행 욕구, 소비 욕구를 반영하던 인증욕구를 '자기관리'로 해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로 혼자 보내는 자신만의 시간이 많아졌던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자신을 위한 다이어트 식단을 만들며 '관리하는 나 자신'을 SNS에 올려 자신의 행위를 인증하고 타인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또한 과도하게 몸을 혹사시키는 다이어트가 아닌, '겉과 속이 모두 건강한 나 자신'을 만드는 것에 집중을 하고 격려를 받는다. 유행처럼 번지던 마른 몸매에 과하게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건강한 몸을 가지고 '건강을 위해 관리하는 사람들'이 격려받기 시작한 탓도 있다. 그렇게 올라오는 자기관리에 관한 트렌드가 SNS를 자주 접하고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또 다른 MZ세대들에게 자기관리 트렌드를 전파한다. 이렇게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며 운동, 건강한 음식 등 '건강한 일상' 자체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헬시플레저'는 지금도 확산되고 있다.

연예인, SNS 인플루언서 뿐 아니라 주변 친구들 등 일반 SNS 이용자들도 필라테스하는 사진,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사진 등을 SNS에 올려 인증한다. 해시태그로 #운동스타그램, #헬스타그램, #오운완(오늘의 운동 완료)이 인기일 정도이다. 아예 계정에 운동 관련 인증샷만 올려 팔로워를 늘리고 운동 팁을 알려주고 몸매를 자랑하는 헬스 계정 또한 늘어나는 추세이다. 더불어 자신이 먹는 다이어트 식단만을 올리는 계정도 증가했다. 이들은 다이어트 식단으로 보이지 않지만 해당 식단 칼로리가 낮을수록, 영양분이 골고루 잘 들어가 있을수록 인기가 많다. 다양한 다이어트 식단 제품을 소개하거나 시중에서 구한 재료들로 맛있는 저열량 메뉴를 재현하는 레시피를 소개하며 팔로우를 모은다. 실제로 다이어트 식단으로 2만명의 팔로워를 달성한 윤모씨(24)는 “다이어트 식단을 처음에는 닭가슴살 하나로만 시작을 했고, 어느 순간 너무 괴로워서 그만 둘 뻔 하다가 저열량 레시피를 시도해보게 되었는데 그 음식이 너무 맛있었다”며 “나처럼 극단적인 식단을 시도해보다 그만 두고 싶어지는 사람들에게 ‘어차피 다이어트 평생할 거 지금부터 꾸준히 즐겁게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덧붙여 “내 레시피 중 양배추 스테이크가 가장 반응이 폭발적이었는데 그 게시물 이후로 나에게 메시지로 ‘내 레시피로 다이어트를 지속하고 있다, 그만 두려던 내 자신을 막아줘서 고맙다’ 등의 메시지가 많이 와서 나도 더 힘을 얻고서 건강한 식단을 계속 해 먹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정보 공유하는 것도 너무 재밌다”고도 말했다. 이렇게 자신의 다이어트 현황, 건강관리에 들이는 노력, 즐기면서 하는 자기 관리를 과시하며 사람들에게 인증하고 인정을 받는 것이 헬시플레저를 추구하는 이들에겐 또 하나의 기쁨이고 관리를 지속하게 해주는 요소이다.

헬시플레저에겐 무조건 강도 높은 운동, 한 가지만 먹고 맛있는 음식과 양념은 무조건 배제하는 엄격한 식단 관리는 다이어트가 아니다. 헬시플레저는 즐겁고 매일 할 수 있는 운동, 단기간 동안만 시도하는 엄격한 식단 관리가 아닌 대체제나 영양을 생각해 맛있게 하는 다이어트를 추구한다. 다이어트 열풍이 이어지자 헬시플레저에게 가장 중요한 ‘맛있게 하는 다이어트’를 충족시키고 헬시플레저로 확산된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농심이 새로 출시한 제로음료 / 출처: 농심 공식 SNS계정
농심이 새로 출시한 제로음료 / 출처: 농심 공식 SNS계정

제로 슈가, 제로 칼로리 열풍

식단 관리를 할 때 어쩔 수 없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칼로리’와 ‘과당’이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설탕 등 당분 섭취를 필수로 줄여야 한다. 하지만 ‘헬시플레저’는 맛있게 먹으며 관리하고자 하는 열풍이다. 헬시플레저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많은 식품 업계들이 ‘제로 칼로리’, ‘제로 슈거’ 제품을 내놓았다.

대표적으로 탄산 음료들이 과거에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는 맛없다’는 편견에서 벗어났다. 과거 일반 탄산음료와 맛이 다르다는 평가에 외면 받던 제로 콜라 등이 다양한 대체감미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본격적으로 과당과 설탕이 들어간 맛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액상과당 대신 칼로리가 적은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의 인공감미료가 제대로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제로 탄산 시장은 2019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7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178%가량이 성장한 2189억원 규모의 판매기록을 기록했다. 2019년에 비해 5배가 가까운 규모가 성장한 것이다. 제로 탄산시장이 인기를 끌자 롯데칠성음료 또한 지난해 1월, 과거에 판매 부진으로 단종시킨 ‘칠성사이다 제로’를 다시 내놨다.

탄산 음료에 이어 음료 업계는 각종 에너지 드링크, 유산균 음료, 요구르트 등 많은 음료들이 ‘0 칼로리’를 내세워 소비자를 ‘제로 슈가’ 시장으로 이끌었다. 농심은 포도주스로 유명한 음료 ‘웰치스’를 제로 음료로 내놓는가 하면, 90년대 단종된 과일음로 ‘탐스’를 제로 칼로리로 재출시했다. 편의점 GS25는 레몬에이드, 자몽블랙티 등을 제로 파우치 음료(액체에 타먹는 포 형식)으로 출시했다. 종근당 역시 유산균 음료 ‘락토조이 제로’를 출시해 제로 음료에 다양성을 더했다.

제로 음료만 열풍인 것은 아니다. 이제 각종 간식류에서 ‘제로 칼로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흔히 먹는 빵, 아이스크림에서도 제로 칼로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롯데제과는 ‘가나 제로 아이스바’와 ‘몽쉘 제로’를 출시했다. 혈당이 올라가지 않고 적은 열량으로도 고열량 간식을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로스쿱 또한 전문적으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비건 아이스크림을 출시하며 인기를 끌었다. ‘제로 슈가, 제로 칼로리’ 상품의 인기에 타 기업들도 다양한 제로 식품을 개발 중이며, 출시를 논의하고 있다.

 

간편식도 단백질은 놓을 수 없어

편의점 식품, 밀키트 등 편리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으면서 맛과 종류는 다양한 식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헬시플레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근육 강화, 근력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을 함께 찾는다. 운동을 즐겨하는 헬시플레저에게 ‘단백질’은 꼭 챙겨야 하는 요소가 되었다. 식품산업 통계정보 시스템(aTFIS)에 따르면, 단백질 식품 시장 규모는 2021년에 2018년 매출의 4배 이상인 3,364억원을 달성했다. 헬시플레저 소비자들이 단백질을 신경 쓰고 단백질 식품을 찾기에 ‘프로틴(단백질)’이 박힌 식품을 언제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편의점에 가면 음료 사이에 ‘프로틴 쉐이크’, ‘단백질 음료’가 자리하고 있다. 또한 핫바, 소시지 사이에도 ‘닭가슴살 소시지’, ‘닭가슴살 스테이크’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헬스를 즐겨하는 조모씨(26)는 “밖에서 밥을 해결해야 할 때 평소 먹는 식단을 챙겨나오지 못할 경우 편의점에서 프로틴 음료와 닭가슴살을 사 먹는다”며 “집에 사 둔 닭가슴살 스테이크도 맛있지만 편의점에 파는 닭가슴살 소시지는 핫바와 맛이 똑같아서 정말 즐겁게 먹는다. 프로틴 쉐이크는 바닐라맛과 초코맛을 애용하는데 프로틴 가루 특유의 비린맛도 느껴지지 않고 카페에 파는 스무디 맛이 나서 좋다”고도 덧붙였다.

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또한 밀키트 업체, 닭고기 전문 업체도 헬시플레저의 소비에 맞게 움직였다. 탄수화물 함량과 열량은 줄이고 단백질 함량은 높인 ‘식단면’이 등장하는가 하면, 소스는 그대로 써도 건강은 챙길 수 있도록 ‘두부면, 곤약면’ 등 다양한 식감과 맛의 면들도 출시되었다. 또한 소스맛은 최대로 살리면서 재료를 통해 칼로리를 절감한 파스타 밀키트, 떡볶이 밀키트 등도 열풍이다. 한 곤약 떡볶이 밀키트 연구원은 “소스맛을 시판 소스와 가장 비슷하게 살리지만 염분을 줄이고 대체당(설탕이 아닌 인공감미료로 단 맛을 내는 것)을 이용하고, 식감도 한정적인 재료로 기존 떡볶이 재료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저칼로리 식단이지만 최대한 떡볶이를 먹고 있는 듯한 느낌을 내게 하고 있다”며 많은 직원들이 식품 질의 개발에 편리하지만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고단백 닭가슴살 팩도 출시되었다. 간편식 기업 허닭은 데리야끼, 카레맛 등의 ‘닭가슴살 볼’을 출시해 맛과 편리함, 영양을 동시에 챙기고자 하는 소비자를 저격했고 닭고기 전문 기업 굽네닭컴은 치킨에서 나아가 ‘곤약밥 닭가슴살 도시락’을 출시해 헬시플레저 소비자층을 타겟으로 삼았다. 이러한 간편식 밀키트들은 1인 가구, 다이어트 레시피를 따라할 시간과 여력이 없는 사람에게도 헬시플레저의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이렇게 많은 다이어트 소비자, 자기관리 소비자들의 추세가 점점 변화하고 있다. 예전처럼 '다이어트'하면 생각나던 극단적 절식과 강도 높은 운동만이 다이어트가 아닌 세상이 되고 있다. 예뻐보이기 위해서, 날씬해보이기 위해서가 주 목적이 아닌 겉면과 내면의 건강을 위해서, 또한 자기 관리를 하는 행위 자체로도 즐거움을 느끼기에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식품 업계도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발빠르게 소비자 입맛에 맞춰 다양하고 섬세하게 변화하며 이들의 변화를 응원하는 듯 하다. 맛있는 음식을 밀가루, 설탕 등으로만 요리하는 시대는 끝났다. 혈당 등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대체 인공감미료, 곤약이나 두부 등 맛이 없다고 평가받던 재료들이 다양하고 새롭게 쓰이고 있다. 헬시플레저의 확산은 다양한 업계의 건강한 변화를 야기하고 그 변화는 또 다른 헬시플레저들을 생성한다. 미디어에서 아주 흔한 '마른 몸매'에 노출되어 과하게 자신을 검열하는 것, 예쁜 몸매를 보여주기 위해서 찍는 '바디 프로필 유행'이 후유증과 요요현상으로 논란이 되는 지금 시점에서 '헬시플레저'는 요즘 세대에게 꼭 필요한 변화이다. 이러한 건강한 움직임이 SNS가 발달한 현대에 맞게, 또한 코로나 19를 겪어온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사랑하고 가꾸는 법’ 또한 확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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