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네 컷 사진 찍으러 가자구요! ‘네 컷 사진’이 뭐길래?
엄마 아빠, 네 컷 사진 찍으러 가자구요! ‘네 컷 사진’이 뭐길래?
  • 오승현 기자
  • 승인 2022.05.17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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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포토부스 속 사진 선택기능 / 오른쪽: 네 컷 사진인화
왼쪽: 포토부스 속 사진 선택기능 / 오른쪽: 네 컷 사진인화
출처: 오승현 기자

친구와 가족과 휴대폰 갤러리 속 사진 아닌 인화 사진

차별화된 필터, 프레임 콜라보레이션 등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하는 점포

결혼식 방명록, 해외 저격도 포토부스로!

“엄마 아빠 사진 찍으러 가요!”

"무슨 사진을 찍으러 가기까지 하니? 핸드폰으로 찍어~”

[한국연예스포츠신문] 오승현 기자 = 요즘 자녀들은 부모님과 함께 즉석 사진을 뽑으러 가자고 한다. 사실 즉석 사진은 요즘 필요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웬만한 카메라만큼 스마트폰에 화질이 좋은 렌즈, 인물 사진 기능이 들어있으며 그 사진을 스마트폰 갤러리에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고 불특정다수와의 공유도 자유롭다. 포토샵 어플, 필터 어플 또한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런데도 왜, 자녀들은 네 컷 사진으로 가족 사진을 남기고 싶어할까?

 

스마트폰은 잠시 넣어두고 즉석사진, 과정도 추억 결과도 추억

요즘 카메라 어플은 포토샵 기능이나 필터 기능 등 보정을 아주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리 길이도 자동으로 보정이 되는가 하면 요즘 유행하는 아이돌의 화장을 그대로 얼굴에 씌워주는 기능도 매일 업데이트 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사진 찍기가 쉬워지자, MZ 세대는 사진에서 ‘예쁨’이 아닌 ‘추억’을 찾기 시작했다. 네 컷 사진 포토부스는 필터와 조명, 좋은 카메라 화질을 제공하지만 얼굴형 보정 등의 포토샵은 불가능하며 시간 제한이 있어 허둥지둥 여러 컷을 찍어야 한다. 하지만 이는 MZ 세대의 불만이 아닌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바로 찍는 과정 그 자체가 추억이 되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만나면 꼭 네 컷 사진을 찍는 노지민씨(23)는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든 자주 만나든 만난 동네에서 꼭 즉석 사진을 찍는다”며 “SNS에 올리기 위한 셀카는 어플로 여러 번 찍고 제일 예쁜 사진을 고르지만, 친구들과 소장을 위해 찍는 사진은 급하게 찍고 어색하게 찍고 잘못 찍힌 사진을 남길 수 있어 색다르다”고 말했다. 덧붙여 “형태가 없던 스마트폰 갤러리 속 사진에 익숙해져 있다가 실물로 나의 사진을 손으로 만지고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새롭고 추억을 제대로 남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도 말했다. 또한 다른 즉석 사진 애용자 김모씨(25)는 “처음에는 여자친구가 계속 찍자고 해서 찍었다.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안 찍혀서 처음에는 자신감이 없었는데, 찍고 나니 사진을 볼 때마다 찍었을 당시의 일과 에피소드가 추억에 깊게 남아 상세하게 떠올라서 좋았다. 그리고 친구들과도 자주 찍는 등 점점 찍다 보니 포즈도 다양해지고 어색한 사진은 어색한 사진대로 ‘뚝딱이’이라고 놀리며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가 더 재밌어졌다”며 사진을 찍는 추억 그 자체의 소중함을 이야기했다.

또한 사진관에 스튜디오를 대여해 날을 잡고 가야지만 찍고 인화할 수 있어 요즘 잘 찍지 않는 가족사진을 포토 부스에서 찍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얼마 전 포토 부스에서 부모님과 가족사진을 찍은 양모씨(23)는 “어릴 때 이후로 가족사진을 찍고 인화해 본 기억이 없어 찍게 되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이런 곳에서 굳이 비싼 요금을 내고 찍냐며 거부감을 느끼셨지만, 막상 찍고 같이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고르고 그 자리에서 인화하니 너무 좋아하셨다. 아빠는 메신저 배경화면으로 설정하셨다”고 경험을 이야기했다. “인화하니 책상에 걸어 두고 매번 볼 수 있어 좋았다.”고도 덧붙였다. 이것이 바로 자녀가 부모님과 즉석 사진을 찍으러가고 싶어 하는 이유이다.

과거 휴대폰 렌즈 화질이 좋지 않고, SNS에 사진을 올리는 과정이 복잡하던 2010년대 초반에는 ‘스티커 사진’이 인기였다. 사진을 찍고 사진에 그림을 그리고 스티커 효과를 붙이는 등 마음에 들게 꾸미기 편집을 한 후 출력하면 뒷면을 스티커로 쓸 수 있던 기능이다. 하지만 이러한 ‘스티커 사진부스’는 스티커 사진에서만 꾸밀 수 있던 사진 꾸미기 기능과 보정을 스마트폰 렌즈와 카메라 어플이 ‘대체’하는 순간 스티커 사진 부스가 사라졌다. 하지만 보정이 된 디지털 사진이 기본이 된 세상에 사람들은 다시 ‘즉석에서 인화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진’으로 돌아온 것이다. 다만 이번에 주목해야 할 점은 즉석 인화 사진이 대체가 아닌 좋은 카메라를 두고도 굳이 인화 사진을 찍고 소장하는 이들의 ‘선택’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네 컷 사진 산업, 차별화 위해 노력

이렇듯 식을 줄 모르는 즉석 네 컷 사진의 인기와 수요에 많은 사업자들이 포토부스 사업으로 뛰어들었다. 그 중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하루 필름’ 포토부스의 경우 5월 1일부터 5월 16일까지 전국에 20개 점이 오픈을 했다. 하루 필름은 첫 오픈 1년만에 전국 200여개가 넘는 매장이 생겼고, 연간 이용자는 1200만 명으로 집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한 인기 부스 ‘포토매틱’의 경우에도 국내 최초로 셀프 포토부스를 제작한 기업으로 2018년부터 포토부스를 운영하며 그 이용자를 매년 성공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차별화된 한 방’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필름은 출시부터 파스텔톤 배경과 포토샵 없이도 인물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명으로 입소문을 탄 포토부스이다. 파스텔 톤의 하늘색 배경, 분홍색 배경 등 한 지점에서 다양한 배경 색깔을 선택할 수 있고, 흑백사진이나 밝은 채도, 어두운 채도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피부를 하얗고 깨끗하게, 투명하고 메이크업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조명 덕에 많은 SNS 인플루언서와 연예인도 사용하며 MZ 세대의 소비감성을 자극한다. 포토매틱은 흑백 사진으로 유명해진 포토부스이다. 사용자에게 셀프 리모콘을 제공해 자신이 찍히고 싶을 때 스스로 리모콘을 눌러 촬영한다. 앉아서 찍는 전신 샷, 상반신 클로즈업 샷 등 사이즈별로 각도별로 선택해 찍을 수 있다. 이들의 인기에 다른 포토부스 사업체도 열심히 고객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다.

출처: 포토시그니처, 인생네컷 공식 인스타그램
각 포토부스 브랜드의 프레임 콜라보레이션 진행 이벤트
출처: 포토시그니처, 인생네컷 공식 SNS

다양한 포토부스들이 인기 캐릭터와 프레임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중이다. 가장 유명한 콜라보레이션은 MZ 세대에게 웃긴 짤로 인기를 끈 캐릭터 ‘루피’와 포토부스 인생네컷 프레임이다. 또한 다양한 사진부스들이 디즈니, 짱구, 산리오 캐릭터부터 인기 카카오톡 이모티콘 코믹 캐릭터까지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하며 프레임을 각자의 색으로 디자인하고 있다. 이는 매번 다른 프레임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소비자들을 반복적으로 찾아오게 만든다. 많은 포토 부스들이 어린이날 프레임, 크리스마스 프레임 등 특별한 날에만 한정으로 출시되는 프레임을 제공해 특별한 날을 기념해 네 컷 사진을 찍는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프레임에 맞게 이용자가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악세서리와 헤어롤 등을 구비해 서비스 측면으로도 경쟁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방에서 포토부스 가맹점을 운영중인 윤모씨(38)는 “여러 사업을 하는 중에 포토부스 운영을 시작해 봤다. 결제를 기계 내에서 직접 하는 시스템이라 24시간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한데다가 아르바이트생도 많이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다.”며 “포토부스가 술집 거리에 위치해 있다. 생각보다 남성고객도 술을 마시고 재미를 찾으러 많이 이용하시고, 회사 동료들끼리도 회식을 기념하기 위해 찾는 경우도 많이 봤다. 특히 술집거리에 맞게 맥주 모자, 소주 인형을 소품으로 두니 술자리가 끝난 새벽에 인기가 많았다”며 즉석 사진에 대해선 “성별, 세대를 떠나 무엇인가를 추억할 수 있는 하나의 일상 행위로 자리잡은 것 같다. 한철장사가 아닌 새로운 문화가 생긴 거 같다고도 말했다.” 이렇게 즉석사진은 하나의 문화가 되어 사업 아이템으로 주목받았고 지금은 자리를 잡으며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성행하고 있다. 그 모습은 어떠할까?

 

출처: 인생네컷, 포토매틱 공식 SNS
출처: 인생네컷, 포토매틱 공식 SNS

여기저기로 뻗어나가는 네 컷 사진 문화

60대 권씨는 친구의 딸 결혼식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결혼식 방명록을 적는 곳에 한 부스가 있고, 딸 부부의 지인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 부스는 바로 ‘네 컷 사진’ 부스였다. 요즘 결혼식에서 하객이 결혼식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고 한장을 자신이 갖고 나머지 한장을 방명록에 붙인 후 부부에게 좋은 한 마디를 쓰는 것이 인기이다. 하객에게도 추억, 결혼한 부부에게도 평생 추억이 되는 방명록인 셈이다. 폭발적인 웨딩업체 후기와 하객들의 후기가 SNS에서 돌아다니며 결혼식 포토부스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전국의 다양한 웨딩 업체들은 결혼식 옵션에 사진부스 대여를 추가했다.

또한 즉석사진 산업과 관광 문화 산업이 협업을 하기도 했다. 지난 1월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즉석 사진 촬영부스와 협업해서 ‘경기네컷’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경기관광공사는 설치된 곳곳의 사진 부스에서 경기도 관광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관광지 사진과 함께 SNS에 게시하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이벤트 협업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K-팝과 K-무비가 세계적으로 인기가 돌고, K-푸드도 전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에 따라 한국의 일상 문화인 K-컬쳐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식 놀이 문화가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인기가 한국과 마찬가지로 네 컷 사진찍기이다. 포토부스 브랜드 ‘인생네컷’은 작년에 이미 ‘필리핀, 베트남, 뉴질랜드, 일본, 미국, 캐나다, 콰테말라’ 등에 진출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전국의 스핀즈(SPINNIS) 패션 쇼핑몰,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쇼핑몰 플라자 멕시코와 리틀 도쿄 등 다양한 국가의 쇼핑몰 매장에서 놀이 문화로 성행하고 있다. 또한 인생네컷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은 엘케이벤처스(대표 이호익)는 “K-컬쳐와 K-팝의 인가에 힘입어 해외 팬들이 한국 아티스트들과 한 프레임 안에서 사진을 찍는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한국 연예 소속사와 논의중이다” 라고 밝히며 다양한 모습으로 네 컷 사진 산업을 확장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티커 사진에서 디지털 사진, 그리고 지금은 다시 인화사진으로 돌아왔다. 국내 MZ 세대의 취향저격을 넘어 해외 MZ 세대에도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온 즉석 네 컷 사진.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는 일상이 되었지만, 그 일상 속에서 제한된 사진찍기를 통한 기록과 재미를 모두가 그리워하던 것은 아닐까? ‘기록과 소장’에 초점을 맞춘 즉석 네컷 사진, 순간을 남기기 위해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 번 찍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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