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차군단 독일이 또 한번 아시아에게 무릎을 꿇었다.
23일 22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독일의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이 진행되었다. 대회 시작 전부터 E조는 스페인과 독일이 포함되어있는 죽음의 조로 평가받았다. 일본 역시 E조에서 무시 받을 수 없는 전력을 지녔기 때문에 더욱 죽음의 조로 대우받았다.
특히 독일은 지난 대회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 경기였던 우리나라와의 경기에서 패배하여 조 최하위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를 절치부심하게 준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FIFA 랭킹에서도 독일이 훨씬 우위에 있었고 전력 면에서도 독일의 우세가 점쳐졌기 때문에 독일의 승리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여럿 존재하였다.
하지만 그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일본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반 8분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되었지만, 골망을 흔들면서 독일을 위협하였다. 반면 독일은 예전 전차군단의 위력을 선보이지 못한 채 계속해서 실수를 유발하였다. 점차 경기에 적응하면서 독일은 자신들 특유의 공격력을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전반 33분 페널티킥을 얻어내었다. 일카이 귄도안이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먼저 앞서나갔고 전반 종료 직전 추가 득점에 성공하였지만, 이는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취소되었다. 양 팀은 추가 득점 없이 1-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들어선 독일을 완전히 칼을 간 듯한 모습이었다. 후반 초반부터 첫 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하기 전까지 엄청난 슈팅을 퍼부으며 일본의 골대를 노렸고 후반 14분에는 귄도안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기도 하였다. 일본도 1골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패배하지 않기 위해 완전히 공격적인 전술로의 변환을 가져가며 백3 기반의 공격 축구를 구사하였다. 그리고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하였다. 미나미노 다쿠미와 도안 리츠를 투입하였고 이 두 명의 선수가 후반 30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공격 상황과 수비 상황 모두에서 세컨 볼을 놓친 독일 선수들은 이 장면에서도 세컨 볼과 더불어 일본 선수를 놓치면서 동점 골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원점으로 돌린 일본은 기세를 몰아 경기를 역전시켰다. 교체 투입된 아사노 타쿠마가 후방에서 이어진 롱패스를 받아 빠른 발로 공을 몰고 나갔고 독일 골대 부근에서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와 골대 사이 빈 공간에 슛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역전을 허용한 독일은 마음이 급한 나머지 노이어 골키퍼까지 공격 상황에 투입했지만 연달아서 실수를 범하였고 오히려 슈팅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한 템포 느리게 가져가는 모습을 선보이며 경기를 뒤집지 못하였다.
독일은 4년 전 카잔에서의 패배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패하며 아시아 국가에 월드컵 2연속 패배를 당하였고 일본이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아르헨티나를 잡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아시아 국가의 강세를 이어나갔다.
한편, 독일은 일본과의 1차전 경기 패배로 2차전 스페인에게 패배할 경우 두 대회 연속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 운명의 기로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