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독일전, 뤼디거의 조롱 행위를 멋지게 역전승으로 갚아준 일본은 경기가 끝난 후에 공개된 일본 관중들의 뒷정리 모습을 통해 경기뿐 아니라 매너에서도 이겼다고 칭찬받았다.

많은 일본 팬들이 경기장을 떠나면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은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고 이러한 모습을 본 많은 국내 팬들도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의 선전을 바라기도 하였다.

하지만 코스타리카와의 경기 시작 전, 일본이 칭찬받았던 이 훌륭한 시민의식은 단 하나의 행동으로 바뀌었다. 바로 욱일기를 걸려는 행위였다. 비록 경기 시작 전 안전 요원에 의해 제지되면서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었으나 이러한 욱일기 논란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독일전에서는 보이지 않았으나 이번 경기에 일본의 전범기 욱일기가 등장했고 이는 앞선 쓰레기를 치우는 일본인들과 비교했을 때 일본 시민의 양면성이 보인 장면이었다.
욱일기는 매번 국제 스포츠 행사 때마다 큰 논란이다. 나치 시절 독일의 국기 일명 '하켄크로이츠'는 사용할 경우 모든 기관에서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또한 세계 어떤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나치를 연상케 하는 행위 역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일본의 욱일기 역시 의미적으로는 '하켄크로이츠'와 같다. 하지만 나치의 국기와 달리 욱일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재가 없었던 과거였다. 다행히 이번에는 피파가 먼저 발 빠르게 조치를 했으나 이러한 일본 시민들의 욱일기를 거는 행위는 보는 사람들의 눈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이러한 몰상식한 행동과 더불어 코스타리카와의 경기까지 내주면서 이날은 지난 독일전과 달리 매너와 경기 모두 지고 말았다. 비록 경기가 끝난 이후 또 다시 관중들이 뒷처리를 하는 모습이 SNS에 올려졌으나 이미 앞선 욱일기를 걸려는 행위로 인해 빛을 바라고 말았다. 몇몇의 성숙하지 않은 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해 좋은 행위 마저 묻혀버리고 말았다.
나치의 전범기와 같이 일본의 욱일기는 일본에 의해 침략받은 많은 동아시아 및 아시아 국가들에는 상처이다. 일본의 이러한 행위는 뤼디거가 자신들에게 한 조롱 행위에 대한 분노를 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뤼디거의 행동에 분노하기 전에 욱일기를 걸려고 하는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