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감독 "어떻게 해서든 살려야 하는 투수"
삼성의 수호신 ‘끝판대장’ 오승환이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2일부터 4일까지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키움과 주중 3연전을 치른다. 2일 경기의 선발투수는 데이비드 뷰캐넌으로 정한 상황 속에서 3일 경기의 선발투수가 미정이었던 상황이었다.
시즌 초 양창섭에게 기회가 주어졌지만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하였고 다음으로 기회를 받은 장필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프로 데뷔 3년 차인 신예 투수 이재희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자리를 꿰찰 듯하였으나 오는 8일 군입대 예정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아직까지 자리를 맡을 투수를 낙점하지 못한 채 일각에서는 최하늘, 허윤동 등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오승환의 선발 등판 설이 돌았고 소문은 곧 현실이 되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최근 오승환이 페이스가 좀 안 올라오는 면이 있다. 불펜으로 짧게 던지는 것보다, 선발로 나가서 길게 던지면서 구위를 되찾게 하려고 한다.”라며 “어떻게 해서든 살려서 써야 하는 투수 아닌가. 최근 오승환도 정현욱 투수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정현욱 투수코치가 선발로 등판하는 방법을 권유하였다. 던지면서 자신의 좋을 때 감을 회복하였으면 한다.”라고 선발 등판 배경을 설명하였다.
이어 “오승환 선발 투입은 지난달 30일에 결정하였으며 50~60개 정도의 공을 던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욱 삼성 투수코치는 “오승환은 승부가 걸린 중요한 순간마다 등판하지 않았나”라며 “선발로 등판하면 좀 더 편안한 상황에서 자기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이어 “나 역시 선수 시절 부진할 때 선발 등판한 적이 있다. 많은 공을 던지면 감각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였다.
실제로 과거 삼성은 이러한 방법을 간간이 사용하였다.
삼성은 과거 선동열 감독과 류중일 감독 시절에도 불펜투수를 선발로 낸 오프너 형식의 경기를 한 적이 있다. 정현욱 투수코치가 산증인이다.
지난 2012년 개막 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던 정현욱은 선발투수 윤성환의 부상으로 6월 8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였다. 당시 감독이었던 류중일 감독도 정현욱이 선발 등판을 통해 구위 회복을 바라기도 하였다.
실제로 정현욱은 이날 4.2이닝을 소화하며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였다. 이후 정현욱은 부활에 성공하였고 54경기 62.2이닝 동안 2승 5패 3홀드 3.1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였다.
오승환도 현재 좋지 못하다. 이번 시즌 10경기 10이닝, 1승 1패 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에 그치고 있다. 등판한 경기에서 연속으로 실점하면서 철벽같았던 마무리 자리도 넘겨준 상황이다.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부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