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X전주] 터널 너머 그립고 아름다운 곳, '미지의 행성' 김성민 감독 인터뷰
[인터뷰X전주] 터널 너머 그립고 아름다운 곳, '미지의 행성' 김성민 감독 인터뷰
  • 연우진 기자
  • 승인 2023.05.08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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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미지의 행성'
- "끝이 아닌 아름다운 만남"
'미지의 행성' 포스터 [사진 출처 = 본인]
'미지의 행성' 포스터 [사진 출처 = 본인]

 

남성이 매일같이 터널을 건너 미지의 행성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그곳에서 그립고 아름다운 기억을 만난다.

 

24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에서 관객들을 만난 <미지의 행성> 여운이 남는 상상력과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작품은 자유롭게 우주를 누비던 남자의 마음이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 행성이 떨어지는 듯한 큰 여운을 전달한다. 동화같은 색감과 상상력 넘치는 설정이 만나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지난 1 전주의 카페에서 <미지의 행성> 연출한 김성민 감독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성민 감독 [사진 출처 = 본인]
김성민 감독 [사진 출처 = 본인]

      연출작으로 <미지의 행성> 제작해 전주국제영화제에 방문하게 됐다고 알고 있다. 많은 관객들을 마주하게 것도 처음일 같은데 어떤 마음일지 궁금하다.

 

“<미지의 행성> 1학년 수업에서 제작해 말하자면 연출작이다. 그래서 완성작을 씨앗 배급사에 맡기고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뒤늦게 영화제 담당자님 초청 연락을 받고 정말 놀라고 얼떨떨했다. 영화제에서 보내는 시간 역시 실감이 나지 않고 방문이라 재밌는 행사를 많이 즐기고 있다. 우연히 GV 시간과 겹쳐서 '전주X마중' 행사 중인 눈컴퍼니 배우 분들을 보기도 했고, 팔복예술극장 포스터 전시회도 다녀왔다."

 

 

     <미지의 행성> 어떤 작품이고, 어떻게 출발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미지의 행성> 아버지가 먼저 떠나 보낸 아들을 매일 만나러 가는 이야기에 상상력과 움직임 가미한 작품이다. 10 상실과 이별을 주제로  작업을 많이 해서 이번 연출을 통해 마침표를 찍어보고 싶었다. 실제로 이별을 겪은 분들에게는 위로를 전달하고 죽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자 했다. 사실 <미지의 행성> 입시 때부터 대학교 과제작과 연출작까지 개인적으로 오랫 동안 갖고 있던 소재였다. 그때 당시에는 비슷한 소재 안에만 머무르는 같아 답답하기도 했다. 정말 오랫동안 품고 있던 작품이라 애증과 복합적인 감정이 있다. 지금도 이야기를 구상할 때면 직접적인 주제가 죽음이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 맞닿는 부분이 있다. 거장이 감독님들 작품을 보다보면 자주 사용하는 이야기의 패턴이나 소재가 있지 않나. 그것처럼이별이라는 소재가 창작에서 배제할 대상이 아니라 앞으로 발전해나갈 영역이 아닐까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미지의 행성' 스틸컷 [사진 출처 = 본인]
'미지의 행성' 스틸컷 [사진 출처 = 본인]

     <미지의 행성> 작품과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6개월 준비 기간, 6개월 실제 작업에 들어가 대략 1 정도 시간이 걸렸다. 학교에서 교수님과 동기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들으며 원활하게 진행할 있었다. 학교에 워낙 개성과 특색이 강한 학생들이 많아서 작업이 매칭되기는 어렵다. 그래서 다들 개인적으로 작품을 만들고, 대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 실제 작업에서는 TVPaint Animation 툴을 주로 쓴다. 어렸을 때부터 인물이 연기하는 모습에 매료되어서 애니메이션의 꿈을 갖게 됐다. 그래서 지금도 직접 연기하고 레퍼런스 촬영을 진행하며 애니메이션 프레임을 잡는 편이다. 특히 인물의 감정과 액션을 전달할 힘을 많이 주는 편이다. <미지의 행성>도 단순한 캐릭터지만 인물들의 감정과 동세가 잘 보일 수 있도록 프레임 작업에 신경을 많이 썼다.”

 

 

     작품의 간결한 형식과 차분하게 통일된 색감이 동화적으로 느껴진다. 영화의 전체적인 톤을 결정하기 위해 고민의 과정이 많았을 같다.

 

이별이나 죽음을 다루는 방식은 각자 다르겠지만, 애도의 끝을 단순히 슬픔으로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인물의 감정뿐만 아니라 그들이 다녀가는 여정에 집중하고자 했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는 환상적인 장면을 집중해서 전달하고자 했다. 이러한 환상적이고 긍정적인 감상을 전달하기 위해서 노란색이 가장 적합한 색이라고 판단해 선택하게 됐다. 채도가 낮은 보라색, 흑백으로 채색해보기도 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결정하게 됐다.”

 

 

     제작에 참고했거나 평소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특정 작품을 많이 참고하지는 않았다. 개인 작업을 때도 꽂히는 소재에 따라 그림 스타일이 변하는 편이라서 다양한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중 프랑스 애니메이션 <환상의 마로나> 작품을 좋아하는데, 콜라주 형식과 평면적인 애니메이션 느낌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주인공이 강아지지만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서사와 캐릭터의 감정선을 설정하는 데도 참고할 있었다. 이처럼 작업 특정 스타일이 정해져 있다기보단  당시 좋아하는 색깔, 분위기로 파고드는 편이다. 애니메이션은 물리적인 시간과의 싸움으로 제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작업 때는 애정을 끌어 모아 집중하곤 한다.”

 

'미지의 행성' 스틸컷 [사진 출처 = 본인]
'미지의 행성' 스틸컷 [사진 출처 = 본인]

     3 남짓한 짧은 러닝 타임 안에서 노래가 주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느꼈다. 강하게 고조되었다가 차분하게 관객에게 반전을 전달하는 음악은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

 

급하게 작업해 학교에서나 개인적으로 음악 작업을 도와줄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급한 대로크몽앱을 통해 김석준 작곡가님을 만나 자세한 음악 방향성을 전달했다. 작품에서 인물이 행성 안에 들어가 자유롭게 모험하는 장면이 있는데, 해당 시퀀스에서는 꿈같은 느낌이 있도록 부탁드렸다. 그리고 인물이 다시 현실로 돌아왔을 때는 잔잔하지만 지나치게 슬프지 않은 멜로디를 요청했다. 감사하게도 말씀 드린 그대로 노래를 작업해 주셔서 정말 만족스럽게 작품을 완성할 있었다.”

 

 

     아들과 달리 아버지는 우주에서 줄곧 헬멧을 쓰고 있다. 이처럼 캐릭터 외형과 디자인에 차이를둔 이유는 무엇인가.

 

단순한 이유로는 아들과 아버지의 행성이 달라서 디자인에 차이를 두었다. 아버지 얼굴을 철저히 가림으로써 헬멧 안에서 아들을 바라보는 표정이 어떠할지 관객의 상상에 맡기고 싶었다.”

 

 

     이 외에도 신경 연출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지.

 

“<미지의 행성> 애니메이션 작업 이전에 같은 설정으로 과제 만화를 만든 있다. 그때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나레이션을 삽입했는데, 애니메이션에서도 그저 슬픔이라는 감정만 전달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부모로서 슬프겠지만 아이를 만나러 가는 설렘, 추억, 그리움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보여주려노력했다. 그럼에도 그림체가 단순하다보니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사소한 움직임과 감정을 전달할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려 노력했다. 특히 공을 들인 장면으로는 아들이 아버지를 발견하고 신나서 폴짝폴짝 뛰는 시퀀스와, 마지막에 현실로 돌아온 아버지가 옷을 탁탁 터는 모습이다. 시퀀스가 작업 기간이 가장 길었고 신경써야 점이 많았다. 아이가 돌아다니는 우주 장면에는 배경의 행성들도 하나하나 동선을 계산하고 역할에 맞는 움직임을 넣어야 했다. 그려야 하는 페이지 수도 많고 프로그램 툴에도 익숙치 않아서 혼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만큼 가장 즐거웠지만 고된 작업이었다."

 

 

'미지의 행성' 과제 만화 [사진 출처 = 본인]
'미지의 행성' 과제 만화 [사진 출처 = 본인]

     첫 단편 연출작으로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스스로 어떤 감상이 남았을지 궁금하다.

 

아무래도 작업이고 모든 과정을 혼자 진행해서 기술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화질이나 시간적인 여유 지금이라면 잘할 있는 점들이 분명 있다. 그러나 시기에만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 미련은 없다. 당시 학교 실습실에서 작업하며 동기들과 서로 작품을 보여주고 피드백을 공유하는 시간이 많았다. 어떤 설정이 좋고 이야기 흐름은 어떻게 느껴지는지 제일 가깝게 주고받아서 동기들과 보낸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애니메이션학과에 재학 중이다. 학교로부터 창작과 작품 제작에 받은 좋은 영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학교 수업에서 학생들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주는 편이다. 작가적 성향이 강한 학생들이 많기도 하고, 그런 학생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도록 장려하는 느낌을 받는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교강사 분들이 많아서, 선후배처럼 가깝게 의지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동기들로부터 좋은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다. 가족처럼 동고동락하며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는 과정이 작업에 도움이 됐다. 비슷한 흥미와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목표를 향해 열정 쏟을 있는 자체가 의미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 작업 사진 [사진 출처 = 본인]
애니메이션 작업 사진 [사진 출처 = 본인]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평소 두려움이 많은 성격인데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도망치지 않고 주어진 , 앞으로 다가오는 모든 일을 기쁘게 임하고 싶다. 지금은 애니메이션 제작하는 정말 재밌고 즐겁다. 학교에 복학하게 되면 2학년 과정으로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되는데 그것도 집중해서 작업하고싶다. 다음 작품은 <미지의 행성> 다르게 실제 사람 비율과 비슷한 크기로 진행 중이라 레퍼런스 촬영이나 자료 조사에 힘쓰고 있다. 휴학 일본 여행을 잠시 다녀왔는데 그때 지브리 미술관에 방문해서 수작업이라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만나게 됐다. 디지털이 아닌 수작업으로도 시도해보며 다양한 스타일을 도전해보려고 한다. 아직 한 스타일로 작품관, 작업 방식을 고정해놓고 싶지 않다. 그때그때 떠오르는대로,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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