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1일 목요일 오전 4시(한국 시각)에 AC 밀란과 인터 밀란은 2022-2023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경기를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산시로)에서 펼쳤다. 지난 2002-2003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처음으로 펼친 밀라노 더비는 20년이 지난 오늘 펼쳐져 더욱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4강에서 경기는 AC 밀란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이번 4강 1차전에서 인터 밀란은 복수라도 하듯이 에딘 제코와 바렐라의 득점으로 2 대 0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AC 밀란은 경기 전부터 불완전한 선수단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다. 하파엘 레앙이 지난 세리에 A 34라운드 라치오와의 경기에서 모음근 부상(Adductor problems)을 입었기 때문이다. 하파엘 레앙은 올 시즌 명실상부한 AC 밀란의 에이스다. 하파엘 레앙은 세리에 A에서만 32경기에 출장해 12골과 7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득점과 도움 기록에서 1위에 있다. 그만큼 AC 밀란의 파괴적인 공격력에 핵심인 선수다. 좌측 윙백으로 뛰는 테오 에르난데스와의 호흡은 세계적으로 보아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런 레앙이 이 경기 출장하지 못하며 AC 밀란의 공격력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기에 하파엘 레앙이 출전하지 못한 것은 AC 밀란의 가장 큰 패배 요인으로 선정해도 무방하다.

다음 패배 요인은 AC 밀란 미드필드 진영에서의 압박 소홀과 아쉬운 수비 위치 선정이다. 경기 초반부터 AC 밀란은 거센 전방 압박으로 상대 빌드업을 제어하려 했다. 그러나 인터 밀란의 선수들이 유려하게 압박을 풀어 나오며 무용지물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AC 밀란의 페널티 박스 밖 중앙 지역에서 넓은 공간이 생겼다. 이 공간을 인터 밀란의 미드필더들이 공략했다. 전반 10분 AC 밀란이 두 번째 실점했을 때 확연히 드러났다. AC 밀란에 5명의 선수가 중원에서 거센 압박을 해보았지만, 공을 탈취하지 못했다. 이 공이 좌측 넓게 위치한 디마르코에게 연결되었다. 디마르코는 중원에서 침투하고 있는 니콜로 바렐라에게 낮고 빠른 컷백성 크로스를 보냈다. 바렐라는 넓은 공간에서 드리블을 통해 상대 중앙 공간을 공략했고 득점을 터트렸다. AC 밀란의 전방 압박이 돌파당한 후 AC 밀란의 미드필더 선수들의 수비 복귀가 더뎠다. 이에 따라 인터 밀란은 득점하기 쉬운 상황을 맞이했고 점수 차이를 2 대 0으로 벌렸다. 

후반 7분에도 AC 밀란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인터 밀란의 좌측 스토퍼인 바스토니가 AC 밀란의 중앙 지역으로 드리블 돌파를 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AC 밀란의 중앙 수비수 혹은 미드필더가 압박을 통해 바스토니를 저지해야 한다. 그러나 AC 밀란의 어떤 선수도 바스토니를 저지하지 않았다. 바스토니는 넓은 공간에서 침투하고 있는 제코에게 절묘한 패스를 했다. 제코는 곧바로 1 대 1 상황을 맞이했다. AC 밀란은 제코가 득점하지 못해 다행이었지만 수비적인 상황에서의 준비가 소홀했다. AC 밀란의 피올리 감독은 하파엘 레앙의 복귀를 기다리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중원 지역에서의 압박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2차전에서 AC 밀란은 인터 밀란에게 또다시 고전할 것이다.

한편,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인터 밀란과 AC 밀란의 경기는 2023년 5월 17일 수요일 오전 4시(한국 시각)에 펼쳐진다. AC 밀란이 역전을 하고 결승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2골 이상을 득점해야 한다. 피올리 감독의 전술과 하파엘 레앙의 공격력이 살아나야 AC 밀란은 뒤집을 수 있다.

반면 지난 2002-2003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AC 밀란이 승리하였기에 인터 밀란은 더욱 집중하여 복수를 할 예정이다. 재밌는 경기가 펼쳐지리라 생각한다.

제민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