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닉 시너(1위·이탈리아)가 9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테일러 프리츠(7위·미국)를 3-0(6-3 6-4 7-5)으로 꺾고 자신의 커리어 두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완성시켰다.
시너는 8강 상대로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를 만나 비교적 이르게 강자와 맞붙었지만, 3-1(6-2 1-6 6-1 6-4) 승리를 거둬 자신의 우승 확률을 높였다. 4강에서는 잭 드레이퍼(20위·영국)에게 3-0(7-5 7-6(3) 6-2)으로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시너는 세계랭킹 1위다운 그라운드 스트로크로 프리츠를 압도했다. 스트로크의 강도와 코스를 다양하게 하면서 프리츠가 대응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의 범실을 유도해 점수를 따냈다. 서브 이후 득점 성공률에서도 시너가 앞섰는데, 특히 첫 서브가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은 88%였다. 시너의 코트 활동량도 우승에 한 몫을 했다. 그는 경기 내내 코트에서 약 3.46km를 뛰어다니며 공격과 수비를 해냈다.
이번 US오픈 우승은 시너의 커리어 두 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이다. 2018년 프로에 데뷔한 시너는 현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8강 진출을 이뤄냈고, 2023년에는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해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4강에 올랐다. 끝내 그는 지난 1월 2024 호주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최초 그랜드슬램 우승에 성공했고, 약 8개월 만에 다시 그랜드슬램 우승자가 됐다.
더불어 시너는 이번 우승으로 ATP투어 연말 1위를 확정지었다. 올해 시너가 얻은 ATP투어 랭킹 점수는 9000점으로 2위인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의 6115점과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순위 변동은 불가능하다. 그는 만 23세의 나이로 위와 같은 커리어를 달성했다.
반면 프리츠는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커리어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한 10일(한국시간) 새로이 발표된 ATP투어 순위에서 12위에서 7위로 상승하면서 5계단이나 오르기도 했다.
홈 그라운드인 US오픈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미국인 테니스 선수는 2003년의 앤디 로딕(은퇴·미국)으로 그 후 21년이 흘렀다.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US오픈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프리츠가 숙원을 달성해주기를 바랐지만, 시너에게 패하며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2024년 그랜드슬램 우승자는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우승한 시너와 롤랑가로스와 윔블던을 우승한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뿐이다. 이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2003년 로저 페더러(은퇴·스위스)가 윔블던에서 우승한 이래 ‘BIG3' 페더러, 라파엘 나달(264위·스페인), 노박 조코비치(4위·세르비아)는 매년 번갈아 가며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올해는 단 한명도 우승하지 못했다.
한편, 다음으로 예정된 대회는 상하이 마스터스, 파리 마스터스, ATP 파이널스 등이다. 상하이 마스터스는 ATP투어 1000급으로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진행된다. 시너와 조코비치, 알카라스 등 많은 선수들이 참가 신청을 해둔 상태다. 파리 마스터스 또한 ATP투어 1000 대회로 다음달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최된다. 세계랭킹 1위부터 8위까지만 초청하는 파이널스는 11월 13일부터 20일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