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전, 란>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CGV센텀시티 6관에서 상영을 마치고 관객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지브이(GV)에는 김상만 감독과 배우 강동원(천영 역), 김신록(범동 역), 정성일(겐신 역)이 참석했다.
<전, 란>은 노비 출신 검객 ‘천영’과 조선 최고 무신가의 아들 ‘종려’가 임진왜란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겪으면서 각자 가지고 있던 계급의식을 일깨우고, 종래에는 격렬하게 충돌하는 내용의 영화이다. 강동원과 박정민이 ‘천영’과 ‘종려’를 맡아 동무였던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스크린 속에 담아냈다.
김신록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의병으로 나선 평민 ‘범동’을 연기했고, 정성일은 무사 ‘천영’에게 흥미를 느끼는 왜군의 선봉장 ‘겐신’으로 분했다. 이외에도 차승원이 도성을 버리고 국경으로 피난을 갔다 돌아온 왕 ‘선조’, 진선규가 혼란스러운 전란 속에서 의병을 이끄는 현명한 양반 ‘김자령’을 맡았다.
이날 지브이에서 강동원은 자신도 티켓팅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에피소드를 언급하며 “티켓 구해서 오신 분들한테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 란>의 많은 액션 신 중 어떤 것이 가장 인상에 남냐는 질문에는 ‘겐신’과의 비탈길 액션과 ‘종려’를 다시 만나 감정을 쏟아내는 액션이 기억에 남았다고 답했다.
더불어 그는 OTT영화인 전란이 부국제에 초청되어 극장에서 상영된 소감을 밝혔다. 강동원은 “넷플릭스 영화다 보니까 관객분들을 못 만나게 되지 않을까도 생각했는데, 이렇게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서 관객분들도 만나뵐 수 있어서 참 기쁘다”고 했다.
김상만 감독은 <전, 란> 연출을 마음 먹은 계기를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들은 어떤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계급적 위치를 생각하고, 이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하며, 이 영화는 “단순히 주인공뿐만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이 시대를 바라보는, 미묘하게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고 그 점이 잘 반영된 시나리오였어서 매력적”이라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신록은 자신의 캐릭터 ‘범동’을 구축한 방식에 대해 소개했다. 먼저 그는 ‘범동’이 “수평적이고 수직적인 사고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감적으로 혹은 체감적으로 (상황을) 알아버리는 사람처럼” 보이도록 노력했고, 또한 “화려하지는 않아도 믿음직스러운 무술을 굉장히 잘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집중해” 인물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정성일 또한 ‘겐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는데, “아무리 (겐신이) 무사정신을 가지고 있어도 전쟁이라는 것 속에서, 사람을 죽이고 하는 과정에서 그는 무예정신이 아닌 살육, 결국은 살인귀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한편 계획된 모든 상영을 마친 <전, 란>은 제29회 부국제가 폐막하는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