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관중 없는 도쿄 올림픽, 무엇이 문제일까?
해외관중 없는 도쿄 올림픽, 무엇이 문제일까?
  • 김규리 기자
  • 승인 2021.04.02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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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게 도쿄 올림픽, '재건과 부흥' 나타내

해외관중 응원 없어 경기력 영향 우려

일본국민도 전세계인도 걱정하는 올림픽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규리 기자 = 지난 20일 NHK(일본 최대 공영방송사)가 올해 7월에 예정된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때 해외관중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도쿄도와 대회 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20일 오후 5자 화상회의를 통해 정한 것이다.

출처: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출처: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일본 입국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것이 곤란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IOC와 IPC는 이러한 일본의 입장을 존중해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 하시모토 위원장은 "모든 참가자와 일본 국민에게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가 되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일본에게 '도쿄 올림픽'이 갖는 의미

이번 도쿄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4번째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며, 13년만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다.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2번째로 개최하는, 아시아 최초 같은 국가, 같은 도시에서 다시 개최하는 하계 올림픽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일본에게 도쿄 올림픽은 큰 의미를 가졌다고 볼 수 있지만, 이뿐만이 아니다. 도쿄 올림픽은 일본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자존심이라고 볼 수 있다. 

1940년 도쿄에서 아시아 최초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중일전쟁(1937년 7월 7일~1945년 9월 2일)으로 개최권을 자진 반납했고 겨우 24년 후에 개최권을 다시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올림픽이 도쿄가 역대 2번째가 아니라 3번째로 유치한 대회라는 의미다. 하지만, 당시 일본에게 세계 화합의 목적인 올림픽은 어울리지 않았다. 중일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995년 중국 인민해방군 군역사연구부에서 출간한 『중국항일전쟁사』 는 3500만 명의 군인과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기록했다. 따라서 당시 올림픽 개최권 자진 반납은 자국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인류 비극을 만들어내며 대회를 포기한 유일한 사례이다. 

 

출처: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1964년 도쿄올림픽 / 출처: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만약 도쿄 올림픽을 다시 포기하게 된다면 이런 역사가 다시 재주목받을 것이다. 일본에게 지난 과거는 비윤리적이며 부끄러운 역사이다. 지난 2월 나루히토 일왕이 "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의 귀중함을 앞으로도 마음에 새겨야 한다는 마음을 새롭게 했다"라고 세계 평화에 대해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더불어 일본은 도쿄 올림픽을 통해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라는 여러 재난을 극복하며 '잃어버린 20년' 경기 침체로부터 벗어나 국제 무대에서 재도약하려고 했다. 올림픽을 이용해 일본 경제 재건과 부흥 상황 홍보 효과를 이루려고 했지만, 1년 연기에 이어 관중 없는 반쪽짜리 대회가 될 처지이다. "도쿄 올림픽은 저주받은 올림픽이다"라는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망언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해외관중 없는 올림픽으로 인한 16조원 손실 우려

일본 간사이대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해외 관객을 수용하지 않고 국내 관중을 50%로 제한할 경우, 경제적 손실이 1조6258억엔(약 16조875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해외 관객 티켓 환불과 호텔 등 관광업계와 비행기 등 수송업계의 손실을 포함한 것이다. 그는 무관중으로 도쿄 올림픽을 개최할 경우 경제적 손실은 2조 4133억엔(약 24조 6422억원)으로 달할 것으로 봤으며, 이로써 도쿄 올림픽 전면 중단에 따른 손실 추산액은 4조 5151억엔(약 46조 8667억원)이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출처: 뉴시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 출처: 뉴시스

NHK는 "이미 해외에 판매된 티켓은 올림픽 60만장, 패럴림픽 3만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티켓 판매 수익을 900억엔(약 92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해외 관중 티켓 판매 수익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 것이다. 더불어 1년 연기로 인해 재계약 등 추가 비용, 코로나19 방역 등의 상황으로 인해 경비가 늘어나고 있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도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해외 관객의 수용 보류 결정으로 1500억엔 정도가 사라지게 된다고 추정했으며,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결정이 약 2000억엔의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전했다. 

 

해외관중 없는 올림픽, 무슨 의미가 있나

관중의 응원 없이 경기를 할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일 것이다.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무관중 경기에 대해 "팬들이 있는 곳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도 "관중이 있어야 실력에 플러스 알파를 발휘할 수 있다"라고 말했으며 수많은 선수들 또한 팬들의 응원을 듣고 호흡하는 경기가 더 좋다는 의견이다.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 연구팀은 축구 선수들이 홈 경기장에서 경기를 하면 '관중 효과'로 승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관중의 뜨거운 응원이 선수들의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40~70%까지 올려주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무관중)과 2019년(유관중)에서 열렸던 한국 프로골프(KPGA) 투어의 7개 대회를 비교한 결과, 2019년 평균 스코어가 0.2타 더 좋았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머무른 해외파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는데도 경기력이 더 좋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무관중 경기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출처: 유튜브 'Tokyo2020' 캡쳐본
도쿄 2020 올림픽 성화 봉송의 시작을 알린 이와시미즈 아즈사/ 출처: 유튜브 'Tokyo2020'

더불어 영상으로 보는 올림픽에 대한 우려도 많다. 사람들이 비싼 돈을 내면서까지 응원하러 해외로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영상으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것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관중들은 선수들의 뜨거운 플레이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열렬한 응원을 하면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자국 선수들을 현장에서 직접 응원하지 못하고 영상으로밖에 볼 수 없는 올림픽은 밋밋할 뿐이다. 

1894년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올림픽은 정치적 격변과 종교적, 인종적 차별 속에서 세계 평화라는 이상을 이루어나가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상호 이해와 협력을 만들며 국제 사회의 갈등을 풀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국관중만 현장에서 볼 수 있는 도쿄 올림픽이 어떻게 세계 화합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페어플레이로 인류의 연대감을 확인하는 올림픽 정신이 전세계인들에게 전해질지 걱정되는 부분이다. 

 

일본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개최 중단 또는 연기 원해

일본의 코로나 감염자 수는 빠르게 다시 증가하고 있다. 수도권 긴급사태가 해제된 지난 22일 816명, 23일 1,503명으로 크게 증가했고 31일에는 2,141명으로 일간 확진자 2,000명에 육박한다. 전염성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어 일본은 무관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 민영 'TBS' 방송이 1,261명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80%가 올림픽 취소나 연기를 원한다는 결과도 있었다. 아사히 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3월 20~21일) 결과에 따르면 "다시 연기한다"는 36%, "중지(취소)한다"는 33%로 약 69%가 재연기 또는 취소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예정대로 "올 여름 개최한다"는 27%에 그쳐 자국민들도 도쿄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출처: AFP연합
도쿄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시위 / 출처: AFP연합

일본의 공익재단법인 '신문통신조사위원회'는 지난 20일 한국, 미국, 프랑스, 중국, 태국 등 5개국에서 실시한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종식이 되지 않은 만큼 올림픽을 '중단'이나 '연기'해야 한다는 답변이 모든 국가에서 70%를 넘어선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최를 찬성한다'는 응답은 한국이 3%로 가장 낮았고 태국(4.4%), 중국(17.9%), 미국(24.5%), 프랑스(25.8%)가 뒤를 이었다. 스포츠 팬 A씨는 "국내 선수들이 올림픽 대회 참여로 인해 코로나19에 걸릴까봐 무섭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3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전염병 모델링 전문가 스펜서 폭스 텍사스대 교수는 "도쿄에 도착하는 사람수와 세계 확산세를 고려하면 이번 올림픽이 많은 수의 감염을 유발하는 '슈퍼 전파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이 귀국한 이후 바이러스를 옮기며 국제적 확산을 촉발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일본인 관중을 제외하더라도 국가대표 선수, 코치, 스태프, 취재진 등을 모두 합치면 200여국에서 6만여명이 도쿄에서 모이고 훈련, 이동중에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유튜브
출처: 유튜브 'Tokyo2020'

 

따라서 현실적으로 감염 확산을 막을 특단의 대책이 없어 많은 이들의 걱정과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올림픽 정신을 세계인에게 전달하는 도약의 장을 마련할 것인가, 아니면 감염 확산으로 인해 불명예스러운 중단 혹은 취소로 이어질 것인가. 문제 투성이인 도쿄 올림픽이 어떻게 개최되고 마무리될지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코로나 방역 수칙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고 랜선 응원 등의 새로운 형식의 행사를 통해 안전한 올림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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