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ATP 2위·세르비아)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2라운드에서 라파엘 나달(ATP 264위·스페인)을 상대로 세트 스코어 2-0(6-1 6-4)을 기록해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3라운드에 진출하면서 조코비치는 그의 최종 목표인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여정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조코비치는 1세트 나달의 서브 게임을 연달아 2번이나 가져와 게임 스코어를 순식간에 4-0으로 바꾸었다. 특히 4게임 듀스 상황에서 획득한 AD(어드밴티지)를 놓쳤을 때에도 그는 침착했다. 코트 앞쪽으로 나온 나달의 반대편으로 손을 쓸 수도 없는 공을 보내 다시 AD를 획득했고 그 후 바로 4게임을 승리했다.
나달은 자신의 세 번째 서브 게임은 조코비치에게 내주지 않았다. 더블 폴트를 저질렀지만 랠리를 통해 조코비치의 아웃을 유발시켰고 서브 에이스로 마침내 게임을 차지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나달에게 내주지 않았다. 최종 게임 스코어 6-1로 1세트는 조코비치가 나달을 압도했다.
2세트도 조코비치가 게임 스코어 4-0으로 앞서며 1세트와 비슷한 흐름인 듯 보였다. 그러나 나달은 같은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프랑스 오픈에서 14번이나 우승한 경험을 지닌 선수였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모두 지켜내고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2개나 가져와 기어코 게임 스코어를 4-4 동률으로 만들었다.
나달이 승리한 8게임의 마지막 랠리를 본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나달은 조코비치가 자신의 왼쪽, 오른쪽 반대편으로 연달아 친 공을 다리를 찢어가며 받아쳤고, 조코비치는 스매시로 응수했다. 하지만 나달이 리시브에 성공했고 조코비치가 짧게 오는 공을 치려 앞으로 나오자, 나달은 그의 뒤편으로 공을 보내 게임을 획득했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질 조코비치가 아니었다. 9게임 듀스 상황에서 나달이 겨우 받은 공을 다시 반대편으로 찔러 AD를 획득했고 나달이 네트에서 멀리 위치하자 드롭샷을 때려 9게임을 가져왔다. 10게임에서는 202km/h 서브 에이스까지 기록하며 결국 조코비치의 승리로 끝났다.
조코비치는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이 최고 성적으로 만 37세인 그에게 2024 파리 올림픽이 금메달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올림픽과 그랜드슬램 우승을 달성하면 얻는 타이틀인 ‘커리어 골든슬램’은 남자 선수 중에서는 안드레 애거시(은퇴·미국)와 나달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과연 조코비치가 해당 타이틀을 손에 넣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조코비치의 3라운드 상대는 도미니크 코퍼(ATP 70위·독일)로 정확한 개최 시간은 미정이다. 현시점 최대 맞수인 카를로스 알카라스(ATP 3위·스페인)는 조코비치와 정반대 시드에 위치해 둘은 결승전에서나 맞붙을 수 있다. 한편 나달은 알카라스와 조를 이뤄 남자 복식에도 출전했는데, 28일 열린 1라운드에서 아르헨티나의 안드레스 몰테니(복식 기준 ATP 12위)와 막시모 곤살레스(복식 기준 ATP 16위)를 상대로 승리해 2라운드에 진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