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목표로 세운 금메달 5개를 개막 사흘 만에 달성했다. 애초에 보수적으로 설정한 목표였지만, 전 대회보다 전망이 어두웠던 상황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현재까지 한국 선수단은 역대급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 김우진(32·청주시청), 김제덕(20·예천군청), 이우석(27·코오롱)은 29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프랑스를 세트 점수 5-1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다섯 번째 금메달이다.
첫날 펜싱 사브르 개인전에서 오상욱(28·대전시청)이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단의 금맥을 열었다. 이후 상승세는 계속되었다. 여자 양궁 단체팀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은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하며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여자 10m 공기권총의 오예진(19·IBK기업은행)과 여자 10m 공기소총의 반효진(17·대구체고)이 예상치 못한 금메달을 따내며 힘을 보탰다. 또한 은메달과 동메달도 이어졌다.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는 여자 유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고, 박하준-금지현 조는 10m 공기소총 혼성에서, '엄마 총잡이' 김예지는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수영에서는 김우민이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축구와 배구 등 인기 종목들이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위기'라는 우려가 커졌지만, 선수단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금메달이 기대보다 빠르게 나오면서 한국 하계 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 주인공도 가려졌다. 반효진은 한국 선수단 중 가장 어린 '고교생 사수'로서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금메달이 추가로 나올 때마다 한국 선수단은 목표를 초과 달성하게 된다.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나오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도 성과가 이어지면서 선수단 분위기는 최상이다. 한 종목 관계자는 "초반에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오면서 선수단 전체가 자신감을 얻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제 한국은 양궁 남녀 개인전,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태권도, 근대 5종 등에서 추가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의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21개 종목 143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354명이 출전했던 도쿄 대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