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채현(20)이 8일 프랑스 파리 르브르제 클라이밍 경기장에서 펼쳐진 스포츠 클라이밍 여자 볼더링&리드 준결승에서 최종 8위를 기록하며 아슬아슬하게 결승행 막차를 탔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 도쿄 올림픽에 처음 도입되어 볼더링·리드·스피드 3개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 겨루는 ‘콤바인’ 종목만이 존재했었다. 하지만 2024 파리 올림픽은 종목을 ‘볼더링&리드’와 ‘스피드’로 세분화시켜 경기를 진행했다. 그중 서채현은 ‘볼더링&리드’에 출전했다.
볼더링은 선수들이 4.5m 높이 벽에 설치된 4개의 코스를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적게 시도하면서 높이 등반해야 한다. 코스에는 로우존, 하이존, 탑이 존재하는데 어떤 부분을 터치했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실수 없이 완등해 탑을 터치하면 얻는 25점이 코스당 최대 점수이고, 4개 코스의 점수를 모두 합산한 성적으로 선수들의 순위를 결정한다.
스포츠 클라이밍 여자 볼더링 준결승은 지난 6일 같은 경기장에서 진행됐다. 서채현은 볼더링에서 총 44.2점을 획득해 13위를 기록했는데, 높은 팔 근력을 요구하는 2번 코스에서 두 번의 실패 후 완등해 24.8점을 얻었다. 다른 3개의 코스에서도 모두 로우존 점수를 확보했다. 이제 자신의 주종목인 리드 점수에 따라 결승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리드는 암벽 루트를 미리 알지 못하는 선수들이 주어진 6분 내에 15m가 넘는 코스를 최대한 높이 올라가 점수를 얻어야 하는 종목이다. 시도 기회는 한 번뿐이고, 본격적인 경기 시작 전 모든 선수들이 나와 코스를 살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완등한다면 100점을 가져가고, 그러지 못한다면 선수가 이전까지 등반한 홀드가 자신의 기록이 되어 점수가 결정된다.
리드 세계 랭킹 3위인 서채현은 이날 고득점 홀드까지 등반해 72.1점을 획득했고, 합산 점수는 116.3점을 기록했다. 리드 종목만을 따지면 4위에 해당하는 아주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합산 3위로 서채현 이후 7명의 선수가 등반 예정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살짝은 불안한 순위였다. 그러나 서채현은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노나카 미호(27·일본)를 0.8점 차이로 따돌리며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서채현은 경기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많은 관중들 사이에서 한 번 더 (출전)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며 “메달 이런 것보다도 결승 무대를 즐기겠다”고 결승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결승에 진출했던 서채현이 이번 무대에서는 어떤 기량을 보여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서채현이 출전하는 스포츠 클라이밍 여자 볼더링&리드 결승은 예선과 달리 하루에 두 종목 모두 펼쳐지고, 10일(한국시간) 오후 5시 15분부터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