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치른 2024 US오픈 남자단식 1라운드에서 리 투(186위·호주)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1(6-2 4-6 6-3 6-1)을 기록해 승리했다.
알카라스는 1세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리 투의 서브 게임을 2번 연속 브레이크했고, 자신의 서브 게임은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특히 리 투의 언포스드 에러가 1세트 8개였던 반면 알카라스는 단 2개의 언포스드 에러만 범했다. 후반 리 투가 발리 활용도를 높이고 3구 위너 샷도 만들어내는 등 분전했지만 이미 경기 흐름은 넘어간 뒤였다. 알카라스가 손쉽게 1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2세트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리 투가 서브 게임을 연달아 3번이나 지켜냈고, 특히 5게임에서 5번의 듀스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그는 자신의 서브 게임인 7게임을 알카라스의 리턴 에이스와 크로스샷에 압박 당해 내주기도 했지만, 역으로 알카라스 서브 게임인 8게임에서 승리해 이날 처음으로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게임 스코어 4-4로 2세트는 원점이 됐다.
리 투는 9게임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이어갔다. 그는 알카라스와 발리를 주고 받다가 스매싱으로 마무리짓고, 패싱샷을 코트 안에 절묘하게 집어 넣는 등 깔끔한 플레이로 게임을 가져왔다. 10게임은 듀스 상황이 이어졌는데, 4번째 듀스에서 알카라스의 백핸드가 벗어나면서 리 투가 AD(어드밴티지)를 획득했다. 그는 다운더라인 샷으로 알카라스가 리턴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어 2세트를 차지했다.
알카라스의 집중력이 2세트에서 흐려진 듯 했다. 1세트와 비교해 더블 폴트 개수는 0개에서 2개로 늘어났고, 언포스드 에러는 2개에서 18개로 폭등했다. 리턴에서도 영점을 제대로 잡지 못했는데, 백핸드 리턴이 특히 그랬다. 그러나 세계랭킹 3위인 선수답게 3세트와 4세트에서는 집중력을 끌어 올려 절치부심한 모습을 보였다.
알카라스는 3세트에서 리 투의 서브 게임인 7게임과 9게임을 잡아내 게임 스코어 6-3으로 세트를 따냈고, 자신에게 서브권이 주어진 4세트에서는 게임 스코어 6-1로 승부를 갈랐다. 알카라스는 이날 포핸드 위너만 30개 이상을 기록했다. 리 투는 후반으로 갈수록 알카라스의 샷을 따라가지 못했는데, 알카라스가 코트 양 사이드로 보내는 공에 경기 내내 대응하느라 체력이 떨어진 탓이다. 서브 에이스를 마지막으로 알카라스가 승리를 차지했다.
비록 리 투는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많은 테니스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챌린저급 대회에 주로 출전하는 선수로 예선 통과 후 1라운드에 진출했다. 리 투는 US오픈 메인 코트라는 큰 무대에서 매력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알카라스라는 부담스러운 상대에도 불구하고 좋은 경기를 펼친 그를 위해 경기 후반 관중들이 챈트(응원가)를 불러주기도 했다. 알카라스도 직후 인터뷰에서 “이제 그의 경기를 찾아볼 것”이라고 말해 그를 존중했다.
알카라스의 2라운드 상대는 보틱 판더잔츠휠프(74위·네덜란드)로 경기는 30일(한국시간) 치러질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경기 시간은 나오지 않았다. 판더잔츠휠프는 1라운드에서 데니스 샤포발로프(105위·캐나다)를 3-0(6-4 7-5 6-4)로 꺾고 올라온 선수이다.
알카라스는 야닉 시너(1위·이탈리아), 노박 조코비치(2위·세르비아)와 함께 2024 US오픈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만약 그가 우승한다면, 같은 연도에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을 우승한 역사상 3번째 선수가 된다. 더불어 이날 승리로 알카라스는 그랜드슬램 60번째 승리와 15연승을 달성했다.
한편 이날에는 다른 상위 랭커들의 경기도 진행됐다. 시너와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 알렉스 드 미노(10위·호주), 후베르트 후르카츠(7위·폴란드) 모두 1라운드에서 승리해 2라운드에 진출했다. 그러나 스테파노 치치파스(11위·그리스)는 타나시 코키나키스(86위·호주)에게 패배해 탈락했다. 29일에는 조코비치와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안드레이 루블레프(6위·러시아)가 2라운드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