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 자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던 롯데 자이언츠에 반가운 선수가 나타났다. ‘최강야구’출신 좌완 투수 정현수(23)의 활약이다.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롯데와 키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 선발로 등판한 정현수는 5이닝 6삼진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으로 키움의 타선을 침묵시키며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5회말 키움의 8번 타자 김병휘에게 2루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4.2이닝 무피안타로 경기를 진행하여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날 정현수는 투구 내용도 좋았으나 멘탈 관리에서 특히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2회말 키움의 공격에서 4번 타자 최주환의 땅볼 타구를 1루수 나승엽이 잡았으나 송구가 빗나가 처음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진 5번 타자 변상권의 타석에서는 높게 뜬 파울 플라이를 1루수 나승엽이 놓쳐 키움의 공격 기회가 이어졌다. 연속 실책으로 흔들릴 수 있었음에도 정현수는 침착하게 내야 땅볼과 연속 삼진으로 이닝을 종료했다.
신인 투수 정현수의 활약에 보답하듯 팀 타선 또한 1회초 손호영의 2점 홈런과 6회초 나승엽의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앞세워 총 8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정현수는 1군과 2군을 오가며 선발 투수로써의 기량을 키운 끝에 데뷔 첫 승리를 거두었다.
정현수는 직구의 구속이 130 후반대로 느린 편이며 리그 평균에 비해 회전수가 적어 직구의 위력은 좋지 못하다. 하지만 투구 시 공을 잘 숨겨 타자의 타이밍에 혼돈을 주는 이른바 ‘디셉션’이 훌륭하여 단점을 상쇄시킨다. 또한 각이 크고 완성도가 높은 커브를 주 무기로 가졌으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활용에서 확실한 강점을 가졌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5.10로 리그 8위이다. 작년(2023시즌)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3,83으로 리그 3위였던 것에 비해 선발진이 크게 무너진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롯데의 토종 에이스로 평가받는 박세웅이 올 시즌엔 평균자책점 5.23으로 비교적 부진하며, 나균안은 각종 구설수와 함께 성적 또한 평균자책점 9점대로 무너지며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선발 투수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롯데이기에 정현수의 활약이 더욱 반가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아직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점, 느린 구속, 170cm 후반으로 선수로서는 부족한 신체 조건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현수는 지난 24일 삼성전에서 초반 연속 3개의 사사구로 위기를 맞이하고, 투구 수가 많아지자 급격히 무너지던 모습에 비해 제구력과 경기 후반 운영에서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때문에 다음 선발 경기의 활약에 대한 팬들의 기대 또한 높은 상황이다.
한편, 이날의 승리로 롯데 자이언츠는 5위 KT와의 게임 차를 3경기로 줄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막 불씨를 지피고 있다. 31일 오후 6시에는 잠실에서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과 두산 베어스 곽빈의 맞대결이 예고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