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감독 잔혹사, 2011년 이후 무슨 일이 있었나.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 잔혹사, 2011년 이후 무슨 일이 있었나.
  • 박현우 기자
  • 승인 2021.05.18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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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로이스터 감독 이후 10년 간 6번의 교체를 경험한 롯데 자이언츠

계속되는 감독과 서포터즈, 프론트간의 갈등

이제는 끊어야 할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 잔혹사

(11일 1년 6개월 만에 경질된 롯데 자이언츠의 허문회 전 감독, 출처=롯데 자이언츠)
(11일 1년 6개월 만에 경질된 롯데 자이언츠의 허문회 전 감독, 출처=롯데 자이언츠)

지난 11일 롯데 자이언츠의 허문회 감독이 결국 경질되었다. 허문회 감독은 2019년 3년 계약을 체결한 뒤 1년 7개월 만에 감독직에서 내려오게 되었다. 문제는 감독 경질이 더 이상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2010년, 롯데 자이언츠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에 대한 롯데 서포터즈들의 지지는 압도적이었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던 롯데 자이언츠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계약 기간 3년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덕분에 롯데 팬들은 스스로 성금을 모아 제리 로이스터 감독 연임을 지지하는 광고까지 신문을 통해 선보였다. 그러나 우승에 실패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끝내 팀을 떠났고, 2011년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은 지금까지 총 6번 바뀌었다. 그리고 6번 모두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KBO에서 성적이 부진하거나 능력이 부족하다면 감독 경질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는 KBO 10개 팀 중 가장 감독 교체가 빈번한 팀 중 하나이다. 특히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 3번의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고도 우승을 겨며 쥐지 못한 롯데 팬들의 성적 갈망은 타 팀과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다. 이러한 서포터즈들의 열정은 아이러니하게 팀 성적 압박으로 이어졌다. 지난 10년 간 6명의 감독은 모두 실력과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경기 한 경기에 감독에 대한 비판과 비난은 쏟아졌고, 끝내 그 결과는 전원 중도 해임이라는 불명예였다. 과연 우승 전력이라 불리던 롯데 자이언츠는 2011년부터 왜 감독들의 무덤이 되었을까?

(야구 커뮤니티에서 정리한 각 팀 별 감독 역사, 출처=롯데 자이언츠 갤러리)
(야구 커뮤니티에서 정리한 각 팀 별 감독 역사, 출처=롯데 자이언츠 갤러리)

6번의 교체, 6번의 실패

먼저 지난 10년 간 있었던 6번의 교체는 선임부터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경력과 관련된 논란이 많았는데. 지난 6명의 감독 모두 코치에서 승격한 첫 프로 감독 커리어 거나, 이미 실패한 인물이었다는 특징이 있다. 14대 양승호 감독, 16대 이종운 감독, 17대 조원우 감독, 18대 허문회 감독은 모두 프로 감독 경험 없이 코치 경험과 대학 감독 경력을 통해 영입되었다. 15대 김시진 감독과 18대 양상문 감독은 이미 각각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실패한 감독이었지만 다시 임영 되었다. 타 팀이 연봉 수십억을 지출하더라도 KBO 우승 경력의 검증받은 감독을 영입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교체 이유는 크게 성적 부진이란 공통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경우, 최하위권 성적을 기록한 경우, 개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있었다. 먼저 14대 양승호 감독, 17대 감독 조원우 감독은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결정적인 교체 이유였다. 양승호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 후임으로, 팀을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로 이끌었다. 그러나 또다시 우승에 실패한 롯데 서포터즈의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결국 팀을 떠났다. 조원우 감독은 2017년 포스트 시즌 진출을 통해 재계약까지 성공한 감독이었다. 어쩌면 감독 잔혹사를 끝낼 수 있었던 감독이었지만, 그다음 해 곧장 7위로 성적이 곤두박질치며 교체되었다.

(마지막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조원우 전 감독, 출처=롯데 자이언츠)
(마지막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조원우 전 감독, 출처=롯데 자이언츠)

최하위권 성적으로 팀을 떠나는 경우도 빈번했다. 15대 김시진 감독은 2013년 5위, 2014년 7위로 지난 몇 년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오던 롯데 자이언츠가 다시 하위권 성적으로 떨어진 점이 결정적이었다. 18대 양상문 감독은 창단 첫 10위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양상문 감독의 경질까지는 272일이 걸렸고, 당시 남은 시즌은 공필성 감독 대행이 치렀다. 그리고 이번 19대 허문회 감독 역시 2020년 7위, 그리고 2021년 현재 10위라는 최하위권 성적으로 1년 6개월 만에 경질되었다. 

끝으로 개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경우도 있었다. 14대 양승호 감독이 대학 감독 시절 입시 비리 문제가 터지며 재계약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졌었다. 16대 이종운 감독은 선임 이전 터진 프런트의 사찰 사건이 문제였다. 구단 프런트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급하게 롯데 자이언츠 코치를 맡고 있던 이종운 감독이 선임되었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 1년 만에 교체되었다.

 

롯데 자이언츠 서포터즈와 프론트

그러나 6번의 교체와 6번의 실패를 모두 감독의 문제로 돌릴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0년 간 성적 부진이라는 같은 이유로 실패했다. 그리고 반복된 실패에도 비슷한 경력을 가진 감독 임명으로 일관했다. 결국 롯데 서포터즈와 프런트도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롯데 자이언츠는 KBO에서 가장 열성적인 서포터스를 가진 팀이다. KBO가 제공하는 관중 집계에 따르면 제리 로이스터 시절인 2008년에는 역대 평균 관중 1위, 2009년엔 역대 시즌 총 관중 1위를 기록했다. 당시 뛰어난 성적도 원인이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하위권에 머물던 지난 10년간도 언제나 관중 수 상위권을 기록했다. 문제는 10개 팀 중 가장 열성적인 서포터스가 그만큼 팀 성적에 대해 민감하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가장 열성적인 롯데 서포터즈 모습, 출처=롯데 자이언츠)
(국내에서 가장 열성적인 롯데 서포터즈 모습, 출처=롯데 자이언츠)

그 예로 롯데 자이언츠 커뮤니티는 2008년 KBO 최초로 단독 개설되었다. 이후 어떤 프로 야구 팀보다 압도적인 게시글 및 트래픽을 자랑하며, 2012년, 개설 4년 만에 게시글 약 76만 개를 기록했다. 당연히 커뮤니티의 영향력도 클 수밖에 없다. 커뮤니티에는 매일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목격담 및 사생활에 대한 글들이 작성되며, 특정 선수 혹은 감독에 대한 과도한 비난과 비판도 쏟아진다. 어느 프로 스포츠 팀 커뮤니티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지만, 롯데 자이언츠 커뮤니티만큼 그중에서도 유별난 까닭이다. 

한편 서포터즈들은 롯데 자이언츠 보드진, 즉 프런트의 운영을 실패의 이유로 지적한다. 프로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고, 감독 선임에 전권을 진 프런트가 지난 6번의 교체와 6번의 실패에서 가지는 책임은 막심하다. 심지어 반복된 실패에도 비슷한 경력의 감독 선임, 선임 이후 감독과 프런트 간의 반복된 충돌 등은 롯데 프런트의 고질병이다. 특히 유독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감독과 프런트 간의 경기 운영과 관련된 갈등이 많다. 당연히 현장의 감독에게 자유로운 선수 기용과 판단을 맡겨야 하지만 프런트가 번번이 경기 운영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2014년에는 프런트가 롯데 선수단과 코치진을 CCTV로 사찰한 사건도 발생했었다. 

그 밖에도 프런트의 연속된 트레이드 실패, 연봉협상과 관련한 선수들과의 마찰, 성적 부진에도 변화하지 않는 프런트 주요층 등도 문제점이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선수 개인만큼이나 프런트, 서포터즈, 코치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제는 끊겨야 할 악순환

이제는 롯데 자이언츠의 감독 잔혹사도 끊겨야 할 때가 왔다. 서포터즈들의 과도한 팬심과 애정을 비판할 수 있지만, 이처럼 최하위권 성적이 이어진다면 분노를 넘어 아예 팬이 떠나는 상황도 우려된다. 팀적인 손실은 뒤로하고도 당장 매년 KBO 관중 수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최고 인기 팀 롯데 자이언츠의 서포터즈 감소는 프로 야구 전체에 치명적이다. 그러니 매번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가지는 성적 부담은 막강하고 조금만 서포터즈나 프런트와 충돌한다면 경질에 대한 우려가 등장한다. 

심지어 감독이 경질되거나, 혹은 도의적으로 보장하는 연봉 보장도 난감한 상황이다. 이번 허문회 감독 경질을 통해 앞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잔여 연봉 지급액은 약 21억 원 수준이다. 지난 10년 간 단 1명의 감독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수많은 KBO 팀들이 연봉에 대해 지출을 감수하더라도 검증된 감독을 통해 좋은 성적을 거둬들이고 있다. 반대로 롯데 자이언츠는 KBO 10개 팀 중 2020년 연봉 1위, 2021년은 연봉 최 상위권을 지불하고 있다. 작년은 7위, 현재는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효율의 극단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2020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단장직을 수행 중인 성민규 단장, 출처=롯데 자이언츠)
(2020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단장직을 수행 중인 성민규 단장, 출처=롯데 자이언츠)

지금 롯데 자이언츠는 원년 팀 중 가장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팀이다. 다행히 서포터즈와 프런트 사이의 변화의 위기의식은 공유되고 있다. 2020년은 성민규 단장을 필두로 지금껏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던 프런트부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몇 년 간의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당장 신인왕을 노릴 수 있는 젊은 선수들도 대거 1군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이후 10년 만의 외국인 감독인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도 1군 감독으로 임명되었다. 과연 기나긴 악순환을 끝내고 롯데 자이언츠 서포터즈의 함성이 부산 사직 야구장을 다시 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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