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기록강습회를 통해 보는 ‘기록의 스포츠’, 야구의 묘미
2023 KBO 기록강습회를 통해 보는 ‘기록의 스포츠’, 야구의 묘미
  • 양은빈 기자
  • 승인 2023.02.22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KBO, 코로나 19 발생 이후 3년 만에 재개한 제 39회 기록강습회 성공리에 마무리
- 부산과 서울에서 개최된 2023 기록강습회, 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강생 비율이 절반 이상 차지... 연령대 또한 다양
- 야구라는 종목에서 팀 성적 뿐 아니라 선수 개개인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기준점이 되는 ‘기록’... ‘기록의 스포츠’라 불리는 야구
- 기록강습회를 통해 공식기록원들이 사용하는 기록 방식 뿐 아니라 야구 규칙, 플레이 상황 분석 등 전반적인 야구 지식을 배울 수 있어

  ‘38초’, 이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에서 열렸던 2023 KBO 기록강습회 신청이 마무리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동안 진행되지 않았던 KBO 기록강습회는 방역 지침 완화에 따라 2023년 2월, 부산과 서울에서 각각 개최되었다. 오랜 기다림 후 개최된 KBO 기록강습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부산에서 개최된 강습회는 약 1분 30초, 서울에서 개최된 강습회는 무려 38초 만에 마감될 만큼 치열한 ‘피켓팅’이 벌어지기도 했다.

 

2023 KBO 서울 기록강습회 현장 = 양은빈 기자
2023 KBO 서울 기록강습회 현장 = 양은빈 기자

프로야구 원년부터 열린 KBO 기록강습회, 사상 처음으로 여성 참가자 비율 절반 이상 차지

  코로나 19로 인해 개최가 어려웠던 기간을 제외하고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꾸준히 개최되어온 KBO 기록강습회는 올해로 39회를 맞이하였다. KBO 기록강습회는 한국야구위원회(KBO)라는 공식 야구 단체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야구 관련 교육이기에, 기록원이라는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 뿐 아니라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가진 야구팬들 또한 많은 관심을 가지는 강습회이다. 더불어 이번 기록강습회는 3년 만의 개최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야구팬들이 열광했고, 그 결과 부산 강습회 정원 150명과 서울 강습회 정원 200명이 눈 깜짝할 새 모집 마감되었다.

  이번 기록강습회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눈에 띄게 증가한 여성 수강생 비율’이었다. KBO 공식기록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훈 기록원은 제 39회 기록강습회에 많은 여성 팬들이 참가했음을 알리며, 서울 강습회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강자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수강생의 연령 또한 다양했는데, 청소년 수강생부터 50대 수강생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여 강습회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대목이기도 했다.

 

‘기록의 스포츠’라 불리는 야구, 야구에서 ‘기록’이 가지는 의미

  흔히 ‘기록의 스포츠’라고 불리는 야구는 모든 경기 상황이 숫자로 기록되는 신기한 특징을 가진 스포츠이다. 야구는 타자의 타격 성적, 투수의 투구 내용, 수비 시 수비 성공률 등 대부분의 경기 내용이 수치로 기록될 뿐 아니라 팀 성적에서도 승률을 중요하게 따지는 종목인 만큼, 경기 기록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경기 도중 기록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통해 야구라는 종목에서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살펴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2018년에 발생한 이천웅 선수의 기록실 항의 사건을 예로 들어볼 수 있다. 2018년 6월 6일에 열린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이천웅은 자신의 타구가 실책으로 기록되자 이의를 제기하고자 기록실에 찾아가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타구 판단은 기록원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기록원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는 모습을 보인 이천웅 선수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었으나, 작은 기록들에도 민감해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통해 기록 하나하나가 선수 평가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KBO 관계자는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구단에서도 공식 기록과 더불어 자체적으로 선수의 경기 내용을 판단한 기록들을 참고해 선수의 고과 산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기록 판정을 내리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실제로 구단들은 기록이라는 객관적인 지표를 사용해 선수의 연봉과 보직 설정, 더 나아가 팀의 다음 시즌 구상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야구에서 ‘기록’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기록강습회 교재와 자료. 기록 관련 교재 뿐 아니라 야구 규칙에 대한 교재도 제공받을 수 있다. = 양은빈 기자
기록강습회 교재와 자료. 기록 관련 교재 뿐 아니라 야구 규칙에 대한 교재도 제공받을 수 있다. = 양은빈 기자

경기 기록법 뿐 아니라 야구 규칙, 플레이 상황 분석 등 전반적인 야구 지식을 배우는 기록강습회

  KBO 기록강습회에서는 단순한 경기 기록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야구 규칙, 플레이 상황 분석 등을 진행하며 전반적인 야구 지식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1일차와 2일차 중간까지는 기록법에 대해 배우고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진다면, 2일차 후반부부터 3일차까지는 기록에 필요한 세부적인 내용과 기록 시 알아두어야 하는 야구 규칙들, 그리고 타구 판단 방법과 플레이 상황 분석 등 다양한 야구 관련 지식을 배우는 시간을 가진다. 3일차 수업이 모두 끝난 뒤에는 스스로 경기 상황을 해석해 하나의 경기를 두 장의 종이 내에 담아낼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록지 작성 시험을 3시간 동안 진행하며, 시험 고득점자에 한해 KBO 공식 수료증을 부여한다. 이처럼 KBO 기록강습회는 단순한 기록법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록에 필요한 여러 규칙, 그리고 야구를 볼 때 알아두면 좋은 야구 지식 등을 알차게 배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야구팬들이 야구와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뿐만 아니라 고득점 시 수료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야구 관련 직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기록강습회에서 기자가 직접 작성한 경기 기록지 = 양은빈 기자
기록강습회에서 기자가 직접 작성한 경기 기록지 = 양은빈 기자

KBO 공식기록원들이 진행하는 기록강습회, 실무자들의 생생한 이야기 또한 들을 수 있어

  KBO 기록강습회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실무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기록강습회의 수업은 실제 KBO에서 공식기록원을 맡고 계신 분들이 진행하시는데, 직접 리그 기록에 참여하시는 분들이다보니 기록실에서 당황했던 일, 기록할 때 가장 힘든 상황, 역사적인 경기를 직접 기록하면서 느낀 점 등 다양한 경험담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특히 야구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류현진 17K 경기’와 ‘최다득점 경기’를 모두 기록하신 송권일 기록위원은 역사적인 경기를 직접 기록했을 때 느끼는 뿌듯함에 대해 언급하며 최다득점 경기의 경우 기록할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지만 경기가 끝난 뒤 약간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처럼 실제 KBO 리그 경기 기록을 맡은 실무자들에게 직접 강의와 경험담 등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은 KBO 기록강습회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개최된 2023 KBO 기록강습회는 18일에 진행된 서울 기록강습회 기록시험을 끝으로 성공적인 마무리를 거두었다. 기록강습회에서 남녀노소 모두가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모여 열심히 야구에 대해 알아가고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치열한 수강신청을 뚫고 현장에 온 수강생들답게 쉬는 시간마다 열정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했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시작되어 팬들과 기록원 간의 소통 창구이자 ‘기록원 양성소’의 역할을 해왔으며, 더 나아가 야구팬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기록법을 쉽고도 정확하게 알려주는 KBO 기록강습회가 꾸준히 개최되며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되는 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중랑구 봉우재로 143 3층
  • 대표전화 : 02-923-6864
  • 팩스 : 02-927-3098
  • 제보, 문의 : kesnewspaper2@gmail.com
  • 주간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6
  • 등록일 : 2009-09-09
  • 발행일 : 2000-05-25
  • 인터넷신문
  • 제호 : 한국연예스포츠신문TV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31
  • 등록일 : 2018-03-23
  • 발행일 : 2018-03-26
  • 발행인 : 박범석
  • 편집인 : 박범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범성
  •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한국연예스포츠신문.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