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늘어난 '집돌이·집순이'... 무료함 달래는 새로운 '집콕' 문화
코로나19에 늘어난 '집돌이·집순이'... 무료함 달래는 새로운 '집콕' 문화
  • 김창현 기자
  • 승인 2020.03.1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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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기반한 '집콕' 문화 생성

영상통화 모임부터 작물 키우기까지

사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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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창현 기자 = "집돌이도 한 달 집콕은 힘들다." 최근 인터넷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말이다. 아무리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더라도 집 안에만 강제로 오랜 시간동안 있어야 하는 것은 답답하고 무료하다는 뜻이다.

코로나19가 감염병 위기 경보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강제로 '집콕(집에 콕 박혀있다는 뜻의 신조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학생의 경우 개강이 미뤄지고 수업도 온라인 강의로 전환되고 있으며, 직장인의 경우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회사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어 아예 집 밖을 나서지 않는 자발적 격리자도 많다. 이에 '집콕' 시간을 보다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활동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새로운 '집콕'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어떤 활동들이 '집돌이'와 '집순이'들의 마음을 얻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지 따라가 보았다.

 

따로 또 같이, 영상통화 활용한 '랜선 모임'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A씨(20·여)는 아직 동기들을 대면해 본 적이 없다. 원래대로라면 2월에 열렸을 오리엔테이션과 새내기 모임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전부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개강까지 연기되면서 A씨가 꿈꿔왔던 2월이 어영부영 지나가 버렸다. 새로 만난 대학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성인이 된 것을 기념하며 술자리도 가보고 싶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한데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A씨는 SNS 광고에서 영상통화를 기반으로 한 W 소셜 네트워킹 애플리케이션을 보게 되었다. 궁금함에 다운받아 본 이 애플리케이션은 A씨가 대학 동기들과 교제할 수 있는 중요한 '만남의 장'이 됐다.

자료: 영상통화 게임 애플리케이션 / wave
자료: 영상통화 게임 애플리케이션 / wave

A씨가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일반적인 영상통화에 다양한 게임 모드를 적용하는 기능을 갖췄다. 최대 8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 마피아 게임, 2명이서도 할 수 있는 원카드, 이상형 월드컵 등 게임의 종류도 6~7개 정도로 다양하다. 특이한 점은 영상통화에 적용 가능한 게임들이 대부분 직접 만나서 할 법한 오프라인 게임이라는 점이다. A씨는 해당 앱으로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방탈출 게임과 마피아 게임을 하며 놀았다. A씨는 "코로나19 때문에 몸은 떨어져 있지만, 같이 게임을 하다보니 MT에 온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재미있다."며 앱 서비스 사용 소감을 전했다.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켜 놓고 집에서 편안하게 술을 마시는 '랜선 술자리'도 이제는 익숙하다.

영상통화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화상 통화 기능이 출시된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평소에는 해외나 먼 지역에 살고 있는 지인들과 연락할 때 외에는 이 기능을 사용할 일이 크게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에만 있게 되면서 영상통화 서비스 사용자가 급증했다. 앱 제작사들 또한 증가하는 수요에 발맞추어 영상통화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며 '랜선 모임'을 활성화하고 있다. 일례로 '스무디(Smoothy)' 글로벌 영상통화 앱 서비스의 경우 최근에 신규 가입자가 4배 이상 증가하며 누적 이용자수 100만을 돌파했다. 스무디는 영상통화에 보정 필터와 AR 스티커 기능을 추가하며 주 이용자인 10~20대를 공략했다. 네이버의 커뮤니케이션 앱인 '라인' 또한 각종 스티커 기능을 선전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처럼 코로나19의 여파로 원격 모임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음성 통화나 문자 메시지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재미를 더한 영상통화 서비스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집콕' 중인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

 

나도 이제 바리스타, 홈 카페

최근 '달고나 커피'라는 이색 메뉴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최소 400번 이상 휘저어야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이 음료는 SNS를 통해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인스타그램에는 #달고나커피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4만 개 이상 올라왔고, 달고나 커피를 제작하는 한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 185만을 돌파했다.

자료: 홈카페(달고나 커피) / 칼로리식당, 인스타그램
자료: 홈카페(달고나 커피) / 칼로리식당, 인스타그램

달고나 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커피가루 두 스푼과 설탕 두 스푼을 섞은 다음, 뜨거운 물을 조금씩 더하면서 열심히 저어 거품을 만든 후, 흰 우유에 올려 마시면 된다. 재미있게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포인트는 커피의 맛이 아니라 '얼마나 많이 저어야 하는가'이다. 최대 1만 번까지 휘저어야 한다는 점을 두고 '노가다' 커피 혹은 '킬링타임' 커피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럼에도 달고나 커피가 인기를 얻는 것은 '집콕'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동시에 커피전문점을 가지 않고도 집에서 카페 분위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카페에 가는 대신 집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는 '홈 카페(Home Cafe)'가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 플랫폼에서도 음료 제조 과정이나 완성된 음료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홈 카페'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용품 판매업계도 활기를 띠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홈 카페 관련용품 판매량이 전월대비 평균 27% 이상 증가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 무려 47%, 전동 그라인더는 29%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 평소에는 바빠서 시도하지 못했던 '홈 카페'가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여유시간이 많아진 요즘 대표적인 '집콕' 문화로 자리잡은 셈이다.

 

대파·콩나물 집에서 길러요, 홈 파밍

대학생 B씨(25·남)는 최근 새로운 취미에 푹 빠졌다. 바로 '콩나물 키우기'다. 집에서 쉽고 빠르게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 키우면 수확해 먹을 수 있는 재미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키우는 방법도 간단하다. 화분이나 그릇에 콩나물콩을 넣고 물에 불린 후, 천이나 검은 비닐봉지로 가려 햇빛을 차단하고 수시로 물을 주면 된다. 4~5일 정도가 지나면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란다.

자료: 홈파밍(콩나물 키우는 과정)
자료: 홈파밍

콩나물, 대파, 양파 등 작물을 집에서 키우는 '홈 파밍(Home Farming)' 또한 온라인상에서 SNS를 통해 큰 인기를 얻은 집콕 활동 중 하나다. '홈 파밍'은 별도의 땅 없이 집 내부에서 작물을 얻는 활동을 뜻한다.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등 SNS에서는 사람들이 집에서 직접 기른 작물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작물에 귀여운 이름까지 붙이며 애정을 가지고 키우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홈 파밍'과 같은 도시 농업이 최근에 갑작스럽게 생겨난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베이비붐 세대 사이에서는 주말농장이 유행하면서 도시에서 보다 쉽게 식재료를 얻는 노력이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의 도시 농업과 현재 '홈 파밍'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10~20대의 도시 농업에는 큰 차이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농촌 생활에 대한 향수와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주말농장을 시작했다면, 10~20대로 대표되는 밀레니얼 세대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 작물들을 키우고 그 과정을 SNS로 활발하게 공유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제한되면서 식용작물을 자급자족하겠다는 생각도 더해졌다. 밀레니얼 세대의 '홈 파밍'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작물 키우기가 코로나19 국면을 극복할 새로운 '집콕 놀이'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패턴이 변화하면서 집에서 단순작업으로 할 수 있는 소소한 활동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말한 홈 카페와 작물 키우기 등이 그 예시다. 흥미롭게도 새로 등장한 '집콕' 문화는 대부분 SNS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SNS를 통해서 홍보되고,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부터 시작해서 너도나도 SNS 인증샷을 올리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는 형식이다. 이러한 새로운 '집콕' 문화를 두고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소비자들이 '집콕' 활동을 위한 관련 용품을 구매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러든 판매·유통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집에만 있으니 심심해서 미칠 것 같다."고 말하게 되는 요즘이다. 이번 주말에는 다양한 '집콕' 활동 아이디어를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고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본 기사는 페어플레이스 FIP한 기자단과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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