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한 2020 KBO 결산
다사다난한 2020 KBO 결산
  • 강다솜 기자
  • 승인 2021.01.01 2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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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 통합우승의 '집행검' NC 다이노스

'팬들의 함성을 그리워하다' 관중의 소중함을 느낀 한 해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강다솜 기자 = 얼마남지 않은 2020년을 마무리하며 KBO의 한해를 정리하고 다가올 2021년을 준비하자.

KBO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남다른 시즌을 보냈다. 3월이면 정규시즌이 개막해야 하지만 올해는 55일 예년보다 두 달이나 늦게 페넌트 레이스가 시작됐다. 정규시즌이 개막하기 전 이루어지는 시범경기도 전면 취소되었고 경기장을 가득 메우던 관중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전염병의 악재 속에서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무사히144경기를 비롯해 한국 시리즈까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고 무관중부터 경기장 최대 수용 인원의 50% 관중까지 입장시키며 우여곡절 끝에 시즌을 마쳤다.

 

무관중과 언택트 응원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가장 큰 변화인 관중 입장의 제한으로 한국 야구의 자랑이었던 응원 문화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대신에 경기장 내 스크린을 통해서 화상 채팅에 접속한 한정된 수의 팬들과 소통했고 팬들이 보내준 인형이 자리를 대신하기도 했다. 팬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각 구단마다 색다른 이벤트를 준비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관중이라 하여 진짜 무우를 좌석에 앉혀 놓기도 하고 각 선수마다 삼행시를 공모해 팬들 자리에 현수막을 걸어두기도 했다. 관중 없이 고요한 야구장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은 클래퍼를 사용해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거나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타석에 서거나 수비를 하는 낯선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확산세가 누그러들어 7월부터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이 시작되었다. 수용가능인원의 10%부터 시작해 단계별로 증원해 나갔고 처음에는 간격이나 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았지만 금새 띄엄띄엄 멀리서, 조용하는 응원에 적응해 나갔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50%까지 수용할 계획이었으나 11월 중순부터 확진자가 증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재조정 및 상향되어 30%에서 10%로 줄어든 관중을 수용해야만 했다.

 

미국으로 역수출된 K-스포츠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미국의 메이저리그 또한 한국과 다름없이 정규시즌 개막이 미뤄졌다. 거기에 일정까지 축소되었다. 야구의 나라 미국에서 사라진 봄 야구의 빈자리를 가장 먼저 개막한 한국의 야구가 채울 수 있게 되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KBO 중계를 계약하면서 미국에 KBO 경기가 중계된 첫해가 되었다. SNS을 통해 미국 팬들이 한국 야구팀 중 어떤 팀을 응원할지 고민하기도 했으며 야구장 내의 광고판에 등장하는 연예인의 모습을 신기해하기도 했다.

한국만의 독특한 야구 문화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야구팬들이 매료될 수 밖에 없었다. 선수마다 다른 응원가가 존재하고 야구장에서 해당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면 모든 팬들이 노래를 따라부르고 같은 춤을 춘다. 또 미국에서는 상대를 기만하는 행위로 분류되어 보기 어려운 배트플립, 일명 빠던(배트 던지기)를 볼 수도 있다. 배트플립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여기는 한국 야구 특성상 타자가 홈런을 예상하고 시원하게 배트를 던졌으나 아슬아슬하게 수비에게 잡혀 아웃되는 웃지 못할 광경도 종종 연출되어 즐거움을 배가 된다.
 


③ 루키의 등장

출처 : 소형준 인스타그램
출처 : 소형준 인스타그램

 

2010년대 이후 고졸 신인 최다 이닝과 류현진 이후 고졸 신인 데뷔 첫해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소형준의 등장 루키 중 루키 발견

류현진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고졸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소형준은 올해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휩쓸었다. 그는 2010년대 이후 고졸 신인 최다 이닝을 기록함과 동시에 시즌 13승으로 류현진 이후 고졸 신인 데뷔 첫해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2020 시즌 다승 7위에 빛나는 성적이며 국내 투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선발 투수이다. 신인이지만 KT의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고 1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7회까지 경기를 끌고 나가는 인상적인 모습을 남기기도 했다.

소형준 뿐만 아니라 올해는 젊은 투수들의 발견이 두드러지는 해였다. '엔구행'으로 불리며 전반기 돌풍을 일으킨 NC의 구창모는 이제 루키가 아니라 NC의 선발투수 그 자체이다. 구창모는 이번 시즌 패 없이 9승을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다. 물론 8월 이후 약 두달간 부상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선발로 2번 등판해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NC의 또 다른 루키 송명기는 부상으로 이탈한 구창모의 빈자리를 메우며 대체 선발에서 토종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등판에 두산 타선을 제압하며 내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감을 높혔다.

이들 뿐 아니라 포스트시즌에 등판해 가능성을 보여준 두산의 김민규와 시즌 초반부터 소형준과 신인왕을 두고 경쟁했던 LG의 이민호의 활약도 눈에 띈다. 신인이지만 찾아온 기회를 잡아 가능성을 보여준 루키들이 가을야구라는 특별한 경험치를 먹었으니 내년에는 어떤 놀라운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④ 막내들의 반란

 NC 통합우승 ▷ NC는 정규시즌 1위부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첫 우승을 두차례 맛보았다. NC는 정규 시즌에서 1위에 올라선 이후 한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은 채 정규 우승의 영광을 맛보았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을 4승 2패로 이기며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NC의 우승은 정규시즌도 한국시리즈도 처음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승컵을 홈구장인 창원 NC파크에서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예년보다 늦어진 시즌에 추워진 날씨로 인해 키움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또 갑작스럽게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관중 수용 가능 인원도 10% 수준으로 떨어져 약 1,679명의 관중들만이 NC의 첫 우승 현장에 함께 할 수 있었다.

출처 : NC 다이노스
출처 : NC 다이노스

 

KT 최종 3(정규시즌 2) KT20151군 무대에 올라온 이후 통산 6시즌 만에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에서 3위였던 두산에 패하며 최종 순위는 3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창단 첫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신생구단이기에 한국시리즈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지 않은 결과였다. 한국시리즈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을 경험해본 선수들이 많지 않고 선수단의 평균적인 연령이나 연차가 낮기 때문에 단기전을 이겨내는 경험이 부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막내 구단이자 창단 후 3년을 최하위에 머물렀던 신생구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경험을 한 젊은 선수들이 있기에 더 나은 내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팀이다.

 

⑤ 사건사고

SK 염경엽 감독 건강 이상 ▷ 6월 25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차전 경기에서 염경엽 감독이 실신하는 일이 벌어졌다. 원인은 팀의 성적 부진과 이와 관련한 스트레스 그리고 영양실조였다. 두 달간 휴식기를 가진 뒤 9월경 감독자리에 복귀했지만 건강 상태가 쉽게 호전되지 않아 결국 박경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의 자격으로 SK의 2020년 시즌을 마지막까지 이끌게 되었다. 시즌이 끝난 후 염 감독은 부진했던 팀 성적을 책임지겠다며 SK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강정호 복귀 논란 ▷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강정호가 KBO에 임의탈퇴 복귀신청서를 제출해 논란이 되었다. 그는 2016년 미국 피츠버그 소속 당시에 서울에서 총 세차례 음주운전한 사실이 밝혀졌다. 음주운전 사실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2017년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소속팀에서 방출되어 올해까지 무적 상태였다. 강정호가 국내 복귀를 추진하고 있음이 알려지자 수많은 팬들이 비난했고 이와 관련해 키움 구단에도 원성이 쏟아졌다. 결국 그는 SNS에 장문의 글을 올리며 국내 복귀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2021 KBO 1차 지명 선수 학교폭력 전력 논란 ▷ 2021년 KBO에 프로야구선수로 첫 발을 내딛을 신인선수 중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선수가 있다고 밝혀져 논란이 되었다. 김해고의 김유성이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게 되자 학교폭력과 연루되었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되었다. 이는 프로 뿐 아니라 아마추어 선수들의 도덕성과 관련된 이슈로 확산되었고 결국 사상 초유의 지명철회가 이루어졌다.

선수단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 코로나19의 역풍을 KBO도 피해갈 수 없었다. 선수단에 방역과 관련해 철저한 관리를 요청했지만 확진자가 발생했다. 한화의 선수로 알려진 이 선수는 특별하게 방역조치에 벗어난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확진 판정을 받아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반면에 동료들의 확진 판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몇몇 구단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숙소나 집을 떠나 음주를 한 선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노를 사기도 했다.

SNS 막말 논란 ▷ 삼성 라이온즈의 선수가 비공개 SNS 계정을 통해 동료와 코치, 타팀의 선수들, 지역 그리고 장애인을 비하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선수는 2020년에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신동수로 '알려질 일이 없다'며 해당 계정의 게시글을 우려하는 이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비공개 계정이 공개되면서 구단 측은 해당 선수를 팀에서 퇴출시켰다. 또한 부적절한 내용의 SNS 게시글에 동조한 삼성과 두산, 한화의 선수들도 구단 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구단 사유화 및 팬 사찰 논란 ▷ 시즌이 끝난 시점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각종 잡음이 생겼다. 이 일에 총대를 맨 이는 바로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키움의 이택근이다. 그는 시즌 중에 알려지기도 했던 허민 의장의 갑질 사건과 관련해 구단 측에서 제보자를 색출하려 했고 이를 제보한 팬을 찾아내기 위해 CCTV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서 KBO는 키움 구단에 징계를 결정했으며 키움은 이에 법적 대응할 것임을 예고해 논란이 확산되었다. 31일 허민 의장은 사과 의사와 함께 법적 대응을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며 공석이었던 대표이사 자리에 허홍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⑥ KBO를 떠나는 이들

출처 : 키움 히어로즈
출처 : 키움 히어로즈

해외 진출 ▷ 이번 시즌은 마치고 총 3명의 KBO 스타가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통합 우승을 일궈낸 NC 다이노스의 프랜차이즈 타자 나성범과 한국과 KIA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투수 양현종 그리고 2020 골든글러브 유격수 키움 히어로즈의 김하성이 그 주인공이다. 이미 이적 첫 해임에도 어엿한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류현진과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한 김광현이 한국인도 미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뒤를 이어 또 누가 한국인 메이러지르가 될지 많은 야구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30일 기준으로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알려졌다.

 

은퇴  코로나 19로 인해 구단의 금전적 손실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선수단의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을 선택하면서 시즌 막바지부터 은퇴를 선언한 선수들이 다른 해보다 늘어났다.

KBO 최다안타(2,500개)의 기록을 가진 LG 박용택이 시즌 시작 전부터 예고했던 은퇴를 하게되었다. 은퇴를 앞두고 우승의 한을 풀고 싶다고 밝혔으나 아쉽게도 LG는 전체 4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떠나는 박용택에게 우승반지를 끼워주지는 못했다. 아쉽게 떠난 그는 해설위원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 한국 야구의 황금세대라 불리던 김태균과 정근우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게 되었다. 이들은 국내 야구 뿐 아니라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본인들의 전성기 활약을 보고 꿈을 키운 베이징 키즈에게 바통을 넘기며 유니폼을 벗게 되었다. 작년부터 부진에 시달렸던 김태균은 올해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은퇴를 발표했다. 후배들의 자리를 뺴앗고 싶지 않다며 은퇴 경기도 고사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로 전성기를 누렸던 것과 상반되게 조용히 배트를 내려놓았다. 정근우도 올해 LG로 팀을 옮기며 재기에 도전했으나 2020년을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접게 되었다.

 

⑦ 차가운 스토브리그

올해 스토브리그에 불어온 찬바람은 야구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예상했을 것이다. 관중 수입을 비롯해 전체적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시즌 중에 모 구단은 KBO 회비 15억원이 미납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각 구단별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기 때문에 시즌 막바지부터 선수단을 대거 정리하기 시작했다. 의외의 선수가 방출되거나 이전보다 많은 수의 방출 선수가 나온 것이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구단이 60면 내외로 선수단을 축소했고 FA 소식도 비교적 잠잠하다. 현재까지 두산의 허경민과 정수빈이 4+3년에 최대 85억원과 6년에 56억원으로 두산 잔류를 결정했고 두산이었던 오재일은 4년에 최대 50억원으로 삼성으로 팀을 옮겼다. 두산의 최주환도 4년에 42억원을 조건으로 SK로 이적했다. 이밖에도 LG 김용의와 KIA의 최형우, 삼성의 우규민과 이원석, SK의 김성현이 FA로 기존 소속팀과 재계약했다. 아직 계약하지 못한 선수들은 해를 넘겨 구단들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은 이들도 코로나19로 인해 불어닥친 칼바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 KBO 연말결산 영상 중
출처 : KBO 시즌결산 영상 중

예상치 못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해가 저물어간다. 다가오는 2021년은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더욱 평화롭고 소중한 해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야구 뿐만 아니라 가장 평범한 일상이 가장 그립고 소중했던 2020년을 잘 버텨준 KBO와 팬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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