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에 진행된 일본군 '위안부' 정기수요집회, 더 큰 장벽은 무관심
혼란 속에 진행된 일본군 '위안부' 정기수요집회, 더 큰 장벽은 무관심
  • 임성은 기자
  • 승인 2021.07.22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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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수요집회 1500차
1565명의 공동주관
1인 시위에도 보수 단체와의 대립 이어져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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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예스포츠신문] 임성은 기자 = '1,500차는 열리지 않길…'이라는 당시의 바람과는 다르게 지난 14일 일본군 '위안부' 정기수요집회(수요시위)가 1,500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1,400차 당시의 정기수요집회와 조금 다른 현장 분위기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1인 시위와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된 정기수요집회는 아수라장이었다. 취재진과 보수 단체의 대립, 1,565명의 공동주관 대비 350 명 정도의 온라인 참여자. 1,500차 정기수요집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놓인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종군위안부가 아닌 일본군 '위안부'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모습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올바르게 칭하는 방법으로 일본군 '위안부'가 사용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의 의미를 정확히 인지하기 위해서 일본군성노예제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일본군성노예제는 1930년대 초 일본군의 강간으로 인한 점령지역의 반일 감정 고조와 일본군 인들의 성병 발생률이 높아져 전쟁 수행에 차질이 생기자 '위안소' 제도가 도입되며 시작됐다. 한국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 사기, 유괴, 납치 등으로 동원된 여성들의 나이는 11세에서 27세에 불과했다.

이러한 피해자들에게 '정신대' '종군위안부'가 과연 올바른 칭호일까? '정신대'는 '어떤 목적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무리'를 뜻한다.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소현숙 박사는 한 방송에서 "정신대의 뜻에 '천왕을 위해'라는 의미가 숨어져 있는 것"이라며 "문제의 진실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종군'은 '군대를 따라 전쟁터로 나감'이라는 뜻으로 단어에 자발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당시 위안부로 강제 동원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가리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성노예'라는 표현은 피해자의 피해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임으로 작은따옴표를 붙여 역사적 의미에서의 일본군 '위안부' 혹은 '위안부'로 지칭하고 있다.

일본군성노예제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국제 문제인 만큼 번역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위안부'를 직역하면 'comfort women'으로 이는 일본군 관점에서의 표현으로 폭력의 의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에서는 '성노예'를 뜻하는 'sex slave'로 'Military Sexual Slavery by Japan'을 사용하고 있다.

 

후원금 유용 혐의와 폭력 혐의까지… 화두에 오른 '나눔의 집'

1992년 1월 8일 첫 일본군 '위안부' 정기수요집회를 시작으로 대내외적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검은 내막이 한 할머니의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해 5월 7일 대구 기자회견에서 "전국의 할머니들을 위해 모금을 내는 것인데 이것을 전부 할머니들한테 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도대체 어디에 쓰는지, 쓴 적이 없습니다"라고 열악한 지원과 환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심지어 세계일보가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을 통해 여성가족부로부터 입수한 '2020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실태 및 정책 만족도 조사'에서 피해 할머니들의 정부 지원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2019년 4.0에서 3.8로 0.2점만 떨어진 반면 보호자는 4.6에서 3.4로 대폭 하락해 2015년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불투명한 후원금 사용 의혹이 더욱 불거졌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조사에 착수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지난해 9월 14일 업무상 배임 횡령, 기부금품법 위반, 사기, 준사기 등 8개의 혐의로 윤미향 의원을 불구속기소 했다.

이어 나눔의 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학대 사실이 익명으로 제보되자 ‘경기동부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결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사진 촬영, 배포 행위, 학대 행위가 정서적 학대로 확인됐고 사실을 알면서도 즉각적 조치가 없었다는 사실에 국민은 분노했다. 간병인에 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학대 의혹이 제기되었음에도 정부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간병인 퇴거 조치와 같은 어떠한 행정적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에 여가부 관계자는 “학대와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아서 시일이 지연된 부분이 있다”라며 “학대 판정이 이뤄진 이후에는 경기도에 공문을 보냈지만 교체하는 데 시일이 걸린다고 했다”라고 해명했다. 

이후 여가부는 지난해 9월 25일 브리핑에서 "민간 중심에서 정부 중심으로 사업 수행 체계를 전면 개편하여 신뢰성 있는 일본군 '위안부' 증언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피해자분들이 생활에 불편함 없이 안정적으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정부가 피해자의 의료, 주거, 일상생활 지원 수요를 적극적으로 파악하고 각종 맞춤형 지원을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뒤늦은 대책 수립에 시민들은 '진작 이랬어야…' '참 빨리도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너무 늦은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분노한 시민들 '후원금 돌려줘'

윤미향 의원의 후원금 유용 혐의와 나눔의 집 학대 사건으로 많은 이들이 한국정신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정대협과 나눔의 집에 후원했던 이들은 목적과 다르게 후원금이 사용되었다며 후원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위안부' 할머니 기부금 및 후원금 반환소송대책 모임 대표 김영호 씨는 지난해 6월 4일 "할머니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막대한 후원금이 모금되었지만 정작 할머니를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보도를 접하고 후원자로서 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을 금치 않을 수 없었습니다"라며 후원금 반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1차 소송에서는 23명, 2차 소송에서는 32명 3차 소송에서는 5명이 후원금 반환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반환소송 대책모임을 대리하는 김기윤 변호사는 지난 8월 12일 중앙지법에서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관련해서 지금까지 언급된 정의원, 정대협, 나눔의집, 윤미향 의원 모두를 소송하게 되었다"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 기망에 의한 후원금 취소로 인한 반환 청구를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돌아오는 대답은 명확했다. 정대협은 “적법하게 쓰였다”라며 반환 요구를 거절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조상민 판사 심리로 열린 '위안부' 할머니 후원금 반환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에서 정대협 변호인은 “원고가 소장에 인용한 언론 보도는 모두 추측성 기사”라며 객관적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변론 이후 "정대협이 반환 청구금액 172만 원을 지키기 위해 로펌 5곳을 선임해 매우 놀랐다"라며 "이를 보고 정대협이 아직도 국민 앞에서 반성할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신뢰를 잃은 정의연… 정기수요집회 1,500차 반응은 '혼란과 무관심'

해당 사건 이후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단체인 정대협, 정의협, 나눔의 집의 신뢰가 낮아진 가운데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진행되는 일본군 '위안부'정기수요집회가 1,500차를 맞이했다. 정의연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준비한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뜻을 밝히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그러나 1인 시위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떠한 시위보다 혼란스러웠다.

본격적으로 수요집회가 진행되기 전 확성기를 든 보수 유튜버 10명, 반대 집회를 준비하는 보수 단체, 여러 취재진이 몰려 아수라장이었다. 한 유튜버는 취재진을 향해 "왜 쟤네는 찍는데 우리는 못 찍게 하냐"라며 고성을 질렀고 취재진과 유튜버 사이의 실랑이를 중재하기 위해 경찰들은 "평화로운 1인 시위가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반복적으로 요청했으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정의기억연대 이사 강혜정은 "안전하고 평화롭게 거리를 두고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린다"라며 수요집회에 대응하는 맞불 시위는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렵게 진행된 1,500차 수요집회는 더 큰 벽에 부딪혔다. 바로 시민들의 '무관심의 벽'에 부딪힌 것이다. 해당 수요집회는 국내, 국외를 막론하고 개인과 단체를 포함해 총 1,565명, 14개국이 공동주관으로 진행됐으나 참여율이 저조했다. 실시간 유튜브 생중계 참여자는 450명 안팎으로 1,500차 수요시위가 끝날 즈음엔 300명 안팎의 시청자만이 함께했다. 온라인 시위로 진행된 만큼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되었다. 수요시위 시작 10분 전 유튜브 중계화면 속 나비 모양 현수막에 있는 1,500인의 공동주관자 이름을 공개했고, 자신의 이름을 찾아 해시태그 '#1500차수요시위인증삿 #1500차수요시위'와 함께 올리면 나비 배지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으나 해당 이벤트 참여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참여자 30명 정도의로 참여율이 저조했다.

 

'사소한 관심이 필요' 대학생들의 노력 '평화나비 네트워크'

사진출처 : 경기 평화나비
출처: 경기 평화나비

군 '위안부'는 피해 규모가 전역에 걸쳐 있는 만큼 세계적인 이슈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관심은 점차 변질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대학생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지 평화나비 네트워크 경기 지역 현 대표 김지수 씨를 만났다.

김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라며 "고등학교 졸업 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의 활동이 끝나는 게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더욱 꾸준하고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라며 평화 나비로의 활동 계기를 밝혔다. 김 씨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20대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노력으로 "사회적으로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만큼, 행사, 공모전,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청년을 대상으로 한 일본군 '위안부' 행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한 번만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참여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마지막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청년들이 해야 할 노력에 대한 질문에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소송 판결이나 국제 이슈에 대한 기사 헤드라인만 읽고 넘겼다면 기사를 클릭해 자세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계기가 될 것"이라며 꾸준한 관심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서울, 경기, 강원, 충청, 제주 총 5개의 지부로 구성되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 대학생 네트워크이다. 지역 내 대학교 소속 동아리나 지역별 동아리로 활동하는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지역별, 대학별로 진행되는 활동의 종류나 세미나 과정은 다르지만 지부 간 정보와 활동을 공유하여 연대하고 있다. 경기 평화나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평화나비들과 함께 공유한 커리큘럼에 맞춰 세미나를 진행하고, 일본 역사 왜곡 등 심화 역사 공부, 1인 시위 등을 진행한다.

 

관심 외에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메시지

30년 동안 이어진 '위안부' 수요집회가 무관심의 길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군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들이 전국에 걸쳐 생존해 있는 만큼 사람들 속에서는 안 되는 역사적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를 위한 국내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내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연구의 중심축 역할을 하기 위해 설치된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는 해당 문제와 관련한 사업을 지원하고 기록물과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다. 또한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자료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www.hermuseum.go.kr)에 탑재하여 일반 국민도 손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해당 홈페이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간략연표는 20219년 12월 27일을 마지막으로 기록을 멈췄고 심지어 상세연표는 2020년 7월 6일을 기준으로 기록이 중단됐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소한 관심이 중요한 이 시점에 시민들이 손쉽게 열람하여 해당 문제를 일상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와 걸맞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한 매체에서 여성가족부는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의 기능 강화를 언급하며 교육용 영문 콘텐츠 개발, 해외 증언자료 번역 등 사업을 추진 계획을 밝혔다. 나눔의집 사태 이후 여성가족부에 대한 답변인 만큼 과연 해당 내용이 잘 지켜질 것인가에 대한 주시가 필요하다.

또한 국가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연행 여부가 한일 국제 문제로 떠오르면서 동시에 베트남 전쟁 중에 발생한 성폭력 의혹에 대한 한국의 인정을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웨인 데이비드 노동당 의원은 '이제는 한국이 베트남에서 성폭력 혐의를 인정할 때'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기고했다. 웨인 데이비드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옹호 방식에 대해 칭찬을 하면서도 "한국은 베트남군 관련한 혐의를 인정하지도 않았고 조사를 주도하지도 않았다"라며 "혐의를 조사하고 증거를 공정하게 평가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베트남 전쟁 당시 참전, 민간인 학살 등에 관한 사과를 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현재까지 없다. 1,500차 정기수요집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우리 학생들, 자라나는 사람들이 이 엄청난 역사를 알아야 한다"라고 한만큼 베트남 전쟁 중 한국군의 만행에 대한 증언이 나온 지금 하루빨리 입장을 밝혀 역사적 문제를 바라보는 이중적 태도에 대한 여론을 일축할 필요가 있다.

 

윤미향 의원 측 변호인과 검찰이 수사기록 열람과 공소사실 특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연됐던 첫 공판 기일이 8월 11일로 확정됨에 따라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는 공판 기일에 윤 의원이 어떤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눔의집 후원금 유용 의혹이 제기된 후 11개월이 지나서야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진행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처럼 국내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단 14명만이 생존해 있는 지금 이 문제에 직접적으로 마주하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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