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일부가 된 "댓글" 문화
콘텐츠의 일부가 된 "댓글" 문화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1.12.24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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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콘텐츠의 주인공이 되다

댓글에 대한 인식 변화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김민지 기자 = 누군가에게는 자유로운 표현의 장이자 소통의 수단이 될 수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상처이자 목숨을 앗아가는 칼날이 될 수도 있는 댓글. 우리나라의 댓글 문화는 다소 뼈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무수한 댓글이 악플로 다가오던 시절, 네이버 등의 포털사이트에선 연예 기사 댓글을 시작으로 스포츠 기사 댓글까지 전부 폐지했다. 

그렇게 한국의 댓글 문화는 점점 사라져가는 듯했다. 그러던 중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급부상하기 시작했고,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댓글 문화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유튜브 내에선 연예, 스포츠 등 모든 주제의 영상에 자유롭게 댓글을 남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포털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유튜브의 댓글은 점차 활성화되어 갔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유튜브에선 ‘댓글’을 하나의 콘텐츠로 승화시키는 흐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댓글이 콘텐츠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①썰풀이 집합소

출처 : 유튜브 "때껄룩(Take a Look)" 캡처
출처 : 유튜브 "때껄룩(Take a Look)" 캡처

콘텐츠가 된 댓글, 그 첫 번째 유형은 “썰 풀이 집합소”가 된 댓글이다. 대표 사례로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채널로 유명한 유튜버 “때껄룩(Take a Look)”이 있다. 유튜버 “때껄룩”은 ‘새벽에 듣기 좋은 노래’, ‘여름 냄새 나는 노래’ 등과 같이 특정 주제/배경에 따라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플레이리스트 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채널이다. 그런데 다른 플레이리스트 채널들과는 다른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바로 영상의 제목이다. 해당 채널에는 “첫사랑 썰 푸는 곳”, “학창시절 사이다 일화 모음”, “남들에겐 말 못 할 비밀과 고민들” 등 특이한 제목의 영상이 많다. 그리고 해당 영상의 댓글은 다른 영상들의 댓글에 비해 훨씬 활성화되어 3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다. 유튜브 시청자들이 영상의 제목을 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구경하기 위해 영상을 클릭해 댓글 피드에 모이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은 해당 영상의 댓글을 통해 각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담부터, 감동적인 이야기, 혹은 깊은 속마음 등을 털어놓는다. 일면식 없는 사람들이지만 서로에게 공감하거나 위로받으며 댓글을 통해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 해당 채널의 댓글에는 “오늘도 썰 구경하러 왔습니다”, “노래 들으면서 썰도 볼 수 있는 곳이라 좋은 듯” 등과 같은 반응이 많다. 그만큼 댓글을 그 자체로 즐기며 소통의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②음악방송 댓글 모음

출처 : 유튜브 "니렉터(Nirector)" 캡처
출처 : 유튜브 "니렉터(Nirector)" 캡처

두 번째 댓글 콘텐츠는 음악방송 댓글 모음이다. 음악방송 댓글 모음이란, 쇼 음악중심, 뮤직뱅크, 엠카운트 등에서 제공하는 가수들의 음악방송 무대 영상에 팬들의 댓글을 덧입혀 새로운 콘텐츠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각 무대별 감상 포인트나 의상 포인트, 무대의 뒷이야기, 해당 곡이 유행하던 시절에 대한 추억 회상 등에 대한 팬들의 댓글을 영상에 얹음으로써 팬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는다. 이로써 팬들은 가수들의 무대 영상뿐만 아니라 댓글을 통해 사람들의 반응까지 공유하며 한층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혼자 속으로만 생각하던 그 시절에 대한 추억, 생각, 감정, 느낌 등을 함께 공유하며 즐거워하고, 이를 통해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음악방송 댓글 모음’ 영상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③댓글 읽기 콘텐츠 

출처 : 유튜브 "솔라시도", "SBS NOW" 캡처
출처 : 유튜브 "솔라시도", "SBS NOW" 캡처

마지막 댓글 콘텐츠는 ‘댓글 읽기 콘텐츠’이다. 댓글 읽기 콘텐츠란, 연예인, 의사, 유튜버 등이 자신의 영상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그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찍어 영상으로 제작한 콘텐츠들을 말한다. 이 댓글 읽기 콘텐츠를 통해 연예인, 유튜버 등은 팬들의 궁금증을 직접 해소해 주거나, 자신에 대한 근거 없는 악플에 직접 대응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팬들이 남긴 칭찬, 주접 댓글을 직접 읽고 이에 반응하는 영상이나 구독자들이 남긴 질문을 바탕으로 찍는 Q&A영상 등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댓글 읽기 콘텐츠는 구독자, 팬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이다.

 

댓글이 콘텐츠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위에서 살펴본 댓글 콘텐츠들은 모두 ‘소통’과 ‘공감’이라는 댓글의 순기능이 강화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댓글에 대한 이미지가 이렇게 긍정적으로 바뀐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댓글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고, 대부분의 댓글은 소통과 공감이 아닌, 특정 인물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 근거 없는 루머 등으로 가득했다. 그랬던 댓글이 이렇게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첫 번째 이유는 댓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변화이다. 악플에 시달리던 몇몇 연예인들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악플에 대한 경각심, 분노를 수차례 꾸준히 느껴왔고, 뼈 아픈 사건들 이후로 연예 소속사들의 악플에 대한 대응도 더욱 강화되었다. 이전까지는 악플이 나쁜 것, 잘못된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음에도 악플을 그저 방관했다면, 이제는 팬들이 직접 악플과 그 증거를 수집해 소속사에 메일로 보내고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더 이상 악플을 방관하지 않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바로 유튜브 플랫폼의 ‘댓글 관리 기능’ 덕분이다.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각종 댓글 관리 기능들을 활용해 자신의 영상에 달리는 댓글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 간혹 불쾌감을 주는 댓글이 달리면 채널 운영자가 해당 댓글을 직접 삭제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악플을 다는 사용자에 대해서는 ‘사용자 숨김’ 기능을 활용해 해당 사용자가 자신의 채널에 더 이상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제재할 수도 있다. 또한 ‘차단 단어 목록’을 설정해 채널 운영자가 정해둔 ‘차단 단어’가  댓글에 포함되었을 경우,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 보류 상태로 전환되어 채널 운영자의 검토를 거쳐야만 공개 상태로 전환되도록 관리할 수도 있다. 

유튜브 댓글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채널 운영자가 댓글 피드 상단에 ‘고정댓글’을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정댓글로 설정된 댓글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지기 때문에, 어떤 댓글을 고정댓글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댓글 피드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채널 운영자가 구독자들의 댓글에 직접 하트를 달 수 있는 것도 구독자들과의 긍정적인 소통을 돕는 유튜브 댓글만의 특징이다. 

 

이러한 소소한 변화들 덕분에 댓글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여전히 악플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제는 악플보다는 '선플'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만으로도 댓글 문화가 많이 성숙해졌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원인으로 유튜브 댓글은 선순환을 그리고 있다. 댓글이 상처가 아닌 응원과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신중한 판단과 함께 성숙한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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