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데드크로스, 대한민국이 사라진다.
인구 데드크로스, 대한민국이 사라진다.
  • 박현우 기자
  • 승인 2021.03.31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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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첫 대한민국 인구 데드크로스

출산율도 0.84로 역대 최저

2021년, 그리고 20년 뒤 찾아올 거대한 인구 파동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한국연예스포츠신문] 박현우 기자 = 대한민국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 자료에 따르면 작년 대한민국은 출생아 수 약 27만 명, 사망자 수는 약 30만 명을 기록했다. 즉, 대한민국은 역사상 최초로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를 시작한 것이다.

올해 1월 결과로 여전히 데드크로스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1년 1월 인구 동향’에서도 1월 출생아 수는 2만5003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675명 감소했고, 사망자 수는 2만7181명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대한민국의 인구는 총 2,177명 줄어들었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된 인구 자연 증가 자료, 출처=통계청)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된 인구 자연 증가 자료, 출처=통계청)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는 것은 출산율 감소와 더불어 사회 전체의 고령화 현상의 심화도 영향을 끼쳤다. 결국 출생아 수는 감소하는데 고령화로 인한 노령 인구 사망자 수는 늘어나기 때문에 데드크로스가 지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인구 데드크로스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에 각 지자체를 더불어 인구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과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구 데드크로스는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한 것은 이미 20년이 넘었다. 많은 전문가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오랫동안 경고해 왔다.

다만, 인구 데드크로스가 지금 당장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줄어든 출생아 수들이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년 뒤에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 심지어 2021년, 20대 초반이 된 00년생부터 02년생은 이미 출산율이 문제가 되던 시기의 출생아들이다. 과연 이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

2021년, 40만 출생자가 온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된 ‘2020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90년대 출생아 수는 평균 60만 명 선이었다. 그러나 약 20년 동안 평균 60만 명을 유지하던 출생아 수는 2000년을 맞이하며 급격한 하락을 맞으며 평균 40만 명 선으로 추락했다. 다행히 2005년 약 44만 명이던 출생아 수는 2012년엔 약 48만 명을 기록하며 약 15년 정도 완만한 반등기를 맞았다. 즉 2021년은 급격한 하락이 시작되었던 2002년생, 즉 출생아 수 평균 40만 명의 첫 시작이 20살이 된 해이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자료, 출처=통계청)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된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자료, 출처=통계청)

가장 먼저 지난 수십 년간 입학자 수 60~70만 명을 유지하던 대학이 비상이 걸렸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2000년대 출생아 수가 집계되던 때부터 예상되었던 문제였지만, 대학들은 대책 마련에 실패한 모습이다. 실제 초중고의 경우 학령인구의 감소를 대비해 정부 차원의 소규모 학반과 과감한 통폐합이 가능했지만, 대학은 주변 상권과 지방 경제, 그리고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 과감한 결단이 어려웠다.

결국 학령인구 감소를 대비하지 못한 대학들은 2021년 지방대학을 시작으로 심각한 존립의 위기를 맞았다. 대표적으로 강원 원주시의 상지대학교는 올해 신입생 미달 비율 30%를 기록했다. 만약 앞으로도 30% 정도의 미달 비율이 유지된다면 사실상 폐교가 예상된다. 문제는 한 대학의 붕괴가 주변 상권과 관련된 교직원의 생계까지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지대 외로도 충북의 극동대, 경북의 안동대. 전북의 원광대 등이 신입생 미달률 20%를 초과했다. 경북의 대구대도 미달률 19.2%로 위기다. 앞으로 10년 넘게 이어질 학령인구 40만 명 시대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마땅한 대안도 없어 앞으로 2~3년 안에 폐교되는 지방 대학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미 지난해 부산의 동부산대학이 강제 폐교되었고, 지난달에는 군산의 서해대가 문을 닫았다. 대학생들의 소비로 버텨나가는 지방 대학 상권들이 떨고 있는 이유다.

군대는 일찌감치 새판 짜기에 나섰다. 현재 대학 신입생들은 약 2~3년 뒤에는 군 병력 모집에 응하게 된다. 당연히 지금 심각한 미달률을 보이는 지방 대학 모습은 군대 병력 모집의 가까운 미래이기도 하다. 결국 위기를 직감한 정부는 재작년부터 의경과 상근 제도 철폐, 입영 검사 기준 완화 등 성인 남성의 90%가량을 군대로 보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방부는 2018년 발표한 ‘국방개혁 2.0’에 따라 군대 내 민간 인력, 장교, 부사관 수를 계속해서 늘려 현재 약 40만 명 규모인 일반 병사 규모를 30만 명까지 줄일 계획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이러한 대책도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육군 자료에 따르면 이미 남성 지병 대상자들의 현역 판정 비율은 2013년 91%를 기록했다. 정부 발표대로 현역 판정 기준을 더욱 완화한다면 약 98%, 즉 대한민국의 모든 남성은 군대에 가야 한다. 당연히 기준 미달 및 임무 수행이 어려운 병사들로 인한 군대 내부의 문제가 예상된다. 민간 인력과 장교, 부사관들을 늘리는 것 역시 일반 병사가 30만 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밝혀온 국방부 입장상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근에 인구 2,500만 명의 북한이 인구 5,000만 명의 대한민국보다 출생아 수보다 많다는 발표도 이어지자, 군 복무 기간 연장, 예비군 재입대, 여성 징병제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2020년 출산율 0.84, 정해져 있는 미래

또 다른 문제로는 다시 20년 뒤의 대한민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전국 평균 출산율은 0.84명이었다. 역대 최저일 뿐만 아니라, 한 해 출생아 수는 20만 명대로 떨어졌다. 앞으로 20년 뒤에는 이제 출생아 수 20만 명대의 대한민국이 도래할 것이고, 그때는 또 지금과 다른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20년 뒤에는 현재 대학과 군대 제도를 유지할 수 없다. 대전교육연구소 성광진 소장은 28일 칼럼을 통해 올해 대학 입학 정원이 약 55만 명이었지만, 20년 후 현재 신생아들이 대학에 들어간다면 입학생은 약 20만 명에 불가함을 지적한 바 있다. 결국 지금 대학들의 절반이 사라지고 대다수의 대학이 통폐합되거나 폐교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군대는 이제 대한민국의 모든 현역 입영 가능자를 입대시켜도 최소 인력을 채우지 못하게 된다. 이미 모종화 병무청장은 작년 10월, 2032년부터 필요한 현역 인원을 충원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모병제와 여성 징병제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가장 유력하게 예상되는 문제는 국가 복지 제도의 붕괴이다.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복지 제도를 지탱하는 생산 가능 인구는 줄어듦에 따라 연금과 보험제도가 버텨내지 못하는 것이다.

24일 국회 예산 정책처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제도 개선 없이 지금대로 가면 적립금은 2038년에 1,344조 6,000억 원에 도달한 뒤 2039년 적자로 전환, 2055년에 소진된다. 적자 전환 시기가 현재 출생아들이 20살이 되는 해와 거의 같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2015년 장기재정전망을 통해 국민연금의 적자, 고갈 시기를 각각 2044년, 2060년으로 추계한 바 있지만, 출생아 수 감소로 더욱 앞당겨진 것이다.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국민연금 고갈 예측, 출처=국회예산정책처)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국민연금 고갈 예측, 출처=국회예산정책처)

다른 공적 연금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공무원 연금과 군인 연금은 이미 고갈되어 2019년부터 약 3조 원의 국민 세금이 쓰이고 있다. 사학연금도 2029년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국민 건강 보험도 위태롭다. 건강 보험은 지난해 1~3분기 동안 2조 6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코로나 19 여파가 있다 해도 2018년부터 3년 연속 적자인 점은 앞으로 몇 년 안에 건강보험 제도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연금 및 보험 제도의 붕괴는 결국 20년 뒤 20만 명밖에 되지 않는 20대들에게 그대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끝으로 인구수 자체의 문제도 등장한다. 현재 시작한 데드크로스는 더욱 심화하여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40년에는 대한민국 인구수가 4,800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문제는 이조차도 2020년 실제 출산율인 0.84 보다 높게 계산된 수치이며 앞으로 출산율이 반등한다는 예상을 전제로 하고 계산되었다. 만약 출산율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20년 뒤 한국의 인구수는 4,500만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

인구수의 감소는 즉 국가 내수 경제가 약화함을 상징한다. 만약 20년 뒤 대한민국의 인구수가 500만 명 가까이 줄어든다면, 소비는 줄어들고, 경제 불안감이 팽배해져 출산율은 다시금 하락한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어 국가 자체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다.

대책 없는 인구 붕괴

그러나 뻔히 예상되는 미래에도 정부와 국회는 새로운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225조 원의 출산 대응 예산을 사용했지만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저출산 예산 40조 1,906억 원 가운데 출산과 돌봄 등에 직접 지원되는 예산은 47.3%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고용, 주거, 교육 등 간접 지원으로 흔히 저출산 대책으로 보기 어려운 정책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하루빨리 직접적이고 새로운 대책을 내놓아 출산율을 반등시켜야 하지만 어떤 대안을 내놓아야 이 저출산을 타계할 수 있는지 200조 원을 사용하고도 찾지 못한 채 절반 가까운 예산을 간접 지원에 허비하고 있다.

 

(한국의 저출산 대응 예산 추이, 출처=저출산 고령사회 위원회)
(한국의 저출산 대응 예산 추이, 출처=저출산 고령사회 위원회)

결국 최근 인구 소멸 문제를 가장 빠르게 겪고 있는 창원, 강원도 등의 지자체 차원에서 출산 시 현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새로운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출산 이후 지역 이탈률이 매우 높아 보상금만 받고 떠난다는 비판도 있다.

이렇듯 어떤 대안이나 대책에도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먼저 앞서자 국회는 출산율에 대한 문제 제기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이번 4월 7일 시행하는 2021년 재보궐 선거 후보들도 출산율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가지고 나온 후보가 없다. 물론 사회에 다양한 문제들이 우선순위를 가지고 해결되어야 하지만, 전 세계 꼴찌로 떨어진 출산율 문제치고는 국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그러나 지금도 의미 없이 수십조 원의 예산이 저출산 및 인구 대책을 명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미 실패한 정책이지만, 뚜렷한 새로운 대책이 없으니 그저 사용되고 있을 뿐이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이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까지 사용된 수백 조 원의 예산과 앞으로 다시 사용될 수백조 원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인구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국가가 사라지고 있음을 상징한다. 국가의 생존을 위해 우리가 모두 고심해야 할 때이다. 다행히 프랑스, 일본 등은 0명대 출산율에서 반등에 성공한 만큼 한국도 적절한 대책을 사용한다면 충분히 반등을 꿈꿀 수 있다. 사회적 공론화를 통해 국가의 미래가 되는 아기들이 다시 늘어나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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