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술박람회(Artkorea Expo)... 송미리내 작가노트
대한민국 미술박람회(Artkorea Expo)... 송미리내 작가노트
  • 황웅재 기자
  • 승인 2023.05.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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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가오는 25일(내일)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킨텍스 제2전시장 8홀 Artexpo Platform'에서 대한민국 미술박람회 운영위원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미술박람회(Artkorea Expo)'가 4일간(28일 까지)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관람 시간은 오전11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입장료는 15,000원이다. 행사에는 8가지 특별전 시리즈와 글로벌 아트플랫폼 구축, 아트콜라보레이션 출시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으며, K-ART의 한국 미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문화창조의 예술로, 국내 미술시장을 이끌어가는 작가, 컬렉터, 평론가, 관람객이 한자리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새로운 아트플랫폼이다.

송미리내작가 기도명상
송미리내작가 기도명상

  행사에 참가한 '송미리내'작가는 6번의 개인전과 17번의 단체전, 6번의 아트페어 등 70여 회의 전시전에 참가, 주최한 약력이 있다. 이번 대한민국 미술박람회에서도 송미리내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데, '실'을 소재로 연결과 관계, 소통의 의미를 찾는 자신만의 여정을 공개한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1 Revive 소생하다120_Acrylic and Mixed Media On Canvas / 제공 = 예술가 송미리내
1 Revive 소생하다120_Acrylic and Mixed Media On Canvas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송작가의 작가노트를 살펴본다.

일상 속 ‘실’은 아주 흔하고 미미하지만, 주변과 이어지면서 여러 모양으로 변모한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실’이란 소재를 통해 연결과 관계, 소통의 의미를 찾는 여정이 나의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바느질 행위 작업이 유년기에 몸과 마음에 새겨진 기억에서 시원적으로 유래하고, 나아가 이를 철학적으로나 지각적으로, 또 형식적으로 구축해내려 했다. 작업의 과정은 본능적이고 무의지적, 육체적인 사건 등을 중심으로 즉흥적이고 우연적인 반복과 교차를 통한 방식을 취한다.
그동안 ‘CONNECTED’‘Brain neural network’ 시리즈는 ‘실’을 이용해 한땀 한땀 천을 잇는 행위로 만든 작품이 주를 이뤘다. '실'로 이어진 연결은 작품의 필수 조건이었고, '실'을 매개로 한 ‘연결성’을 통해 일상 속 관계나 소통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했다.
내 부모님은 평생 옷을 만드는 분이었다. 그 덕에 어린 시절은 언제나 ‘실’과 천이 소꿉친구였고, ‘실’을 이용해 인형의 옷을 만들거나 천 조각을 이어 붙이는 놀이가 작은 일상이 됐다. 어른이 된 지금도 종종 부모님의 바느질을 떠올리며 작품의 영감을 얻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 모이라이(Moirai), 로마 신화에서는 파르카이(Parcae)로 불리는 세 자매는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여신들을 말한다. 모이라이(Moirai) 신화 속 둘째인 ‘라케시스(Lachesis)’는 인생의 길을 정해 운명의 ‘실’을 감거나 짜는 역할, 셋째인 ‘아트로포스(Atropos)’는 가위로 그 ‘실’을 잘라 생명을 거두는 역할을 그중 가장 첫쩨인 ‘클로토(Clotho)’는 운명이라는 ‘실’을 잣 는 여신이다. 내가 천을 꿰매거나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과 같이 '뽑는 사람'이란 뜻의 ‘클로토(Clotho)’는 신화에서 “내가 너의 운명을 짜리라”라는 말과 함께 사람들의 운명을 짜기 시작한다. ‘실’을 짜는 행위를 사람의 운명과 연결시킨 것이다. 어릴 적 자투리 천으로 소꿉놀이를 하면서 인형의 옷을 만들던 행위는 물론 어른이 된 지금 '실'을 통해 인간관계의 연결과 소통을 재현하는 행위는 신화 속에서 클로토가 운명을 짰던 것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신화처럼 사람의 운명을 짜는 건 아니지만, 평범한 ‘실’을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 사이의 소통, 관계를 조명하고 재현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재봉틀 속에 휘몰아치는 실타래는 내 가족의 삶이 투영된 흔적이자 나와 세상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매개체다. 갓 태어난 아기가 배냇저고리를 입고, 망자는 수의를 입듯 '실'로 연결된 옷은 우리 삶의 시작이자 끝이 되기도 한다. '실'은 나와 가족, 그리고 세상과 예술 세계를 이어준 연(緣)인 동시에 내 삶의 궤적이다. 그렇게 '실'과 함께 한 유년기는 거역할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고, 그것은 예술가가 된 지금의 나를 가장 잘 드러내는 원형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은 관계를 빗대어 개인적으로 바늘로 찌르며 새겨진 천의 침몰의 과정을 다시 ‘실’로 겹겹이 쌓으며 벌이는 ‘모순’ 과정을 말하려는지도 모르겠다.

최근에는 소생하다 시리즈를 발표했는데

“나에게 산은 생기라고 할 수 있겠다. 오르면서 자연의 무수한 인연과 교감을 나눌 수 있고, 어느새 억눌러져 있던 기운이 소생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2년 남짓 무언가에미친 것처럼 산을 오르내렸다. 답답했지만, 산을 오르면서 터질듯했던심장이 고요해지고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후 지금까지 산을 오르고 명상에 잠기는 일은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한 고층 빌딩에 위태롭게 매달려 일하는 사람들을 보게 됐다. 로프에 매달려 유리창을 닦는 그들은 밧줄 하나에 의존해 아슬아슬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순간 어떤 '영감'이 뇌리를 스쳤다. 생사의 기로에 선 로프공의 위태로운 외줄 노동과 수없이 산을 오르고 명상에 잠기면서 미술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 나의 작업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생명을 구하고 생존을 위한 노동 속에서 소명을 다한 외줄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산에 오르고 명상에 잠기는 예술가로서의 삶도 ‘소생’시키고자한다.
소생 19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소생 19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소생 17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소생 17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소생 15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소생 15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소생 16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소생 16 / 제공 = 작가 송미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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