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드래프트 1차 8월 24일, 2차 9월 21일
KBO 스타 중 상•하위 라운더는 누가 있을까?
[한국연예스포츠신문] 강다솜 기자 = 8월 24일, 2021년도에 KBO리그에서 프로 야구선수의 꿈을 이루게 될 아마추어 선수들이 결정된다.
프로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서 많은 아마추어 야구선수들이 드래프트에 참여한다. 하지만 한해에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의 수는 1차 지명 10명, 2차 지명 100명을 합하면 110명 뿐이다. 작년 2020 신인 드래프트에 참여한 인원은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794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76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8명 등으로 총 1,078명이었다. 드래프트 참여자 중 약 10%만이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정식 드래프트에 선발되지 않은 선수들은 '비정규직'의 형태의 육성선수로 프로의 꿈에 도전할 수 있다.
KBO 신인드래프트
신인드래프트는 아마추어 지명 및 영입을 위한 야구계 연례 행사로 고교•대학 야구선수들이 프로에 입단하는 가장 일반적인 과정이다. 고교•대학 졸업 예정자는 전원이 자동으로 지명 대상이 된다. 이 외의 비선수 출신이나 고교•대학 중퇴 선수, 해외 아마•프로 출신 선수와 국내 프로 입단 이력 없이 상무 야구단에서 복무한 선수 등은 드래프트 신청을 통해 신인드래프트에 참가가 가능하다.
신인 지명 제도는 1983년 ‘프로야구 신인 지명회의’ 라는 명칭으로 시작되었다. 제도 초기에는 현재와 흡사하게 진행되었고 2010년 드래프트부터 우선지명(1차 지명)이 사라지고 한번에 모든 선수들이 드래프트에 참여하는 전면 드래프트로 방식이 변경되었다. 총 10라운드로 진행되었으며 홀수 라운드에는 전년도 순위의 역순으로, 짝수 라운드에는 전년도 순위순으로 ‘ㄹ’자 지명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전면 드래프트가 지역 아마야구 축소라는 부작용을 보이며 2014년부터 지명 제도 초기와 흡사한 현재의 1차 지명 제도가 시행되었다. 그러나 전면 드래프트 부활론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며 KBO는 2023년 프로 입단 선수부터 또다시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1차 지명과 2차 지명
KBO의 신인드래프트는 1차와 2차로 나누어 운영된다. 1차에서는 구단별로 동등하게 연고를 둔 지역의 출신선수를 1명씩 지명한다. 이는 프로구단이 연고를 둔 지역의 지역인재를 발굴한다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2차에서는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각 프로 구단이 라운드별로 1명씩을 지명할 수 있다. 2차 지명에서는 1차 지명의 지역 출신을 뽑아야 한다는 제약 없이 전국구를 대상으로 지명이 가능하다. 다만 2차 1라운드에서 1차에 지명된 선수와 동일한 학교 선수 지명이 금지된다는 제약이 있다.
올해 개최될 신인드래프트에서 전년도 8,9,10위 팀은 8월 24일 1차 지명 일자에 연고지역에서 지명을 하거나 8월 31일까지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연고지와 관계없이 지명이 가능하다. 20201년 1차 신인드래프트는 8월 24일, 2차 신인드래프트는 9월 21일 차례로 진행된다. 해외 아마•프로 출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트라이아웃은 9월 7일 열릴 예정이다.
프로야구에 입성한 선수들에게 지명순위는 고교시절 성적표와도 같으며 프로 생활동안 따라다니는 꼬리표와 같다. 보통 ‘최대어’라며 프로 야구단의 스카우터들의 주목을 받는 선수들은 큰 이변이 없다면 일찌감치 합격표를 받아 1차 혹은 2차 상위 라운드에 지명된다. 드래프트 시기가 다가오면 언론과 팬들의 관심을 받기 때문에 어느 팀에 몸담게 될지도 가늠할 수 있을 정도이다. 상위 라운더들은 초고교급이라 불리며 국내 야구 뿐만이 아니라 미국 등의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기도 한다. 고교야구에서 성적이 프로입단 유무와 더불어 언론의 주목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지명 순위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1차 혹은 2차 상위 순위에 지명된 선수와 비교적 하위 순위에 지명된 선수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의 차이는 필연적이다.
프로 입단 당시의 지명 순위가 프로 생활의 성적과 직결되지는 않는다. 세간의 주목을 받고 큰 금액의 계약금을 품에 안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고 하위 라운드에 지명되어 입단 당시에는 이름조차 생소했지만 어느새 프로 1군에서 주전으로 뛰는 선수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상위 라운드에 지명되어 기대만큼 꽃피운 선수와 하위 라운드에 지명되었으나 프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누가 있는지 알아보자.
아마야구 최대어에서 한국야구의 중심으로
1차 혹은 2차 상위 라운드에 지명되어 프로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는 예상했다싶이 많다. 그 중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을 이뤄내고 국가대표로 국위 선양에 힘쓴 KBO를 대표하는 3명의 선수를 소개한다.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는 2001년 2차 1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에는 투수였으나 타자로 전향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고 평가받는 2010년에는 타격 7관왕과 9경기 연속 홈런 등의 진기록을 남기며 명실상부한 KBO 리그의 역대급 타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012~2015년까지 일본 야구에 도전, 4년간 부상없이 꾸준히 경기에 출장해 준수한 성적을 내며 최정상급 타자임을 증명했다. 2016년 35세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전반기에는 신인왕에 언급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시즌이지만 야구의 본토인 메이저리그에서 긍정적인 활약을 보인 후 이듬해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했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한국인 타자이며 국가대표로 총 41경기에 나와 타율 0.323, 7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2006년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했다. 첫 선발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에 10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3번째 선발 등판에서 9이닝 완투하며 괴물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기여하며 국가대표 에이스로 발돋음하게 되었다. 한화의 소년가장이라 불리며 팀 성적과는 다르게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고 2012년 12월 LA 다저스와의 계약을 알리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다.
LA 다저스에서는 뛴 7시즌 동안 54승 33패의 성적을 거두고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하며 미국 무대에서도 괴물 투수임을 입증했다. 류현진은 현재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해 2020 시즌을 맞고 있다. 토론토 팀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해 영입한 투수로 캐나다 매체 TSN에서 토론토 초반 20경기 선발 투수 부문 MVP로 뽑히며 순항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좌완 투수로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2017년 1차 지명으로 넥센 (현 키움)에 입단했다. 한국야구 레전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아들로 알려지며 데뷔 이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유명세만큼이나 빛나는 실력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는데 이는 KBO에서 10년만에 나온 순수 고졸 신인왕이었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20시즌 기준 데뷔 3시즌만에 만 21세 이하 선수 안타 기록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다 루타 1위, 최다 2루타 2위, 최다 3루타 1위, 최다 타점 8위, 역대 신인 최다 안타 등을 기록하며 아버지를 이은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 중이다.
이외에도 한화의 김태균, 이용규, 정우람, SK의 최정, 김광현, 키움의 조상우 등의 신인 지명 당시 상위 라운더 선수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 리그, 국가대표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잠재력 폭발, 하위 라운더의 희망으로
비교적 낮은 순위에 지명되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프로에 입단했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선수 3명을 소개한다.
'가을 사나이'로 불리는 박정권은 2000년 2차 9라운드 쌍방울 레이더스에 지명되었다. 하위 라운드에 지명될 경우 프로에 바로 입단하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던 당시의 관습대로 동국대에 진학 후 해체된 쌍방울의 지명권을 받은 SK에서 2004년부터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군대 제대 후 2007년 본격적으로 주전 경쟁에 합류했고 외야와 내야를 오가며 2009년 드디어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중요한 상황에 하나를 쳐주는 타자로 거듭나게 되었다.
패넌트레이스 즉, 정규 시즌 중에는 부진한 듯 보이다가도 플레이오프와 한국 시리즈가 열리는 가을만 되면 살아나 SK가 오랜 시간 왕조 자리를 지키는데 일조했기 때문에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KBO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3위와 타점 3위, 2루타 2위 등의 기록과 함께 2009, 2011 플레이오프 MVP와 2010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현재는 은퇴 후 프로 생활을 했던 SK에서 2군 타격코치를 하며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입단 당시는 상당히 낮은 순위에 지명되었지만 현재의 박정권은 SK 와이번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한명으로 기록되고 있다.
'롯데의 심장' 손아섭은 2007년 2차 4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에는 손광민이었으나 야구선수로 성공할 수 있고 부상을 입지 않게 해준다는 권유를 받고 현재 알려진 손아섭으로 개명했다. 개명 덕분인지 이름을 바꾸고 다다음해인 2010년부터 주전 좌익수 자리를 꿰차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WBC, 아시안 게임 등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2015 프리미어 12 초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0년 이후 9년 연속 3할 타율과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역대 최연소 1000득점의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이자 롯데 자이어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12, 2013, 2017 KBO 안타왕에 이어 한해를 정리하며 최고의 선수를 뽀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2011, 2012, 2013, 2014, 2017 외야수 부문을 수상했다.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최고의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와 자기관리 측면에서도 모범 사례로 알려져있다. 2020년 FA 20억 계약을 한 손아섭은 최연소 2000안타 그리고 그 이상을 위해 전력질주 중이다.
'원조 잠실 아이돌' 정수빈은 2009년 2차 5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에 같은 팀 동료들과 신인왕 경쟁을 벌일 만큼 좋은 활약을 보였으나 중요한 순간의 실수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2013시즌 주전 외야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주전으로 자리 잡고 같은 해 KBO 한경기 최다 내야 안타를 기록하며 인정받기 시작했다. 또한 포스트시즌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2015년 한국시리즈 MVP와 2018 한국시리즈 4차전 MVP를 차지하며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2019년 한 인터뷰에서 수비는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을 만큼 리그 최정상급의 외야 수비력을 갖추었다. 아마추어 시절 손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을 숨기고 경기에 나섰을 정도의 근성은 외야의 공을 잡아내고 중요한 순간 제 역할을 해주는 지금의 정수빈을 만들었다.
이들 뿐만 아니라 2차 11라운드로 현대에 지명되어 삼성 라이온즈의 왕조 시절을 책임졌던 대표적인 좌완 빅 게임 투수 장원삼과 떠오르는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 함덕주, 2018년 2차 6라운드에 지명되어 2020년 첫 풀타임에 도전 중임과 동시에 팀 주장의 신인왕 홍보를 받고 있는 투수 김윤수도 낮은 순위에 지명되었지만 팀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선수가 되었다.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 전례 없는 상황들이 다양하게 연출되고 있다. 5월, 예년보다 늦게 프로야구가 개막한 뒤 관중 없이 경기를 치루고 있으며 코로나가 점차 호전되는 양상을 보여 구장 수용인원의 10%의 관중만이 프로야구를 직접 볼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재확산되며 이마저도 중단되고 무관중으로 시즌을 치루고 있다.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은 있지만 2020년, 프로에 첫 발을 내딛은 신인들은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다. 2021년 프로의 옷을 입게 될 이들 중 누가 10년 뒤 한국야구의 미래가 될지, 야구팬의 즐거움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